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信不者 ‘배드뱅크’ 실효성 의문

배드뱅크 (Bad Bankㆍ신용회복지원은행)를 통한 신용불량자 구제방안이 실효는 거두지 못하고 채무자들의 `도덕적해이(모럴 헤저드)`만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채권추심 전문가들은 배드뱅크를 통해 이자 뿐 아니라 원금까지 탕감해준다는 정부 대책이 나왔지만 이미 금융기관들이 신용불량자들에 대해 이 정도 혜택은 주고 있어 새로울 게 없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정부가 공개적으로 이자와 원금탕감 계획을 밝혀 그동안 빚을 잘 갚고 있던 채무자들까지 빚갚기를 꺼리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채권추심업자 `배드뱅크 실익없다`= K채권추심회사의 한 관계자는 “은행이나 카드사, 할부금융사의 경우 6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에 대해서는 대부분 회계상으로 상각 처리한다”며 “금융기관들은 이들 상각채권에 대해 이자를 탕감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경우에 따라 최고 50%에 이르는 파격적인 원금 감면혜택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카드사들의 경우 6개월 이상 연체자들에게는 연체이자 전액을 탕감해주고 원금도 10%이상 깎아주고 있다. 특히 일부 할부금융사들은 원금의 최고 50%까지 탕감해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은행들도 상각처리가 끝난 채권에 대해서는 `은밀하게` 원금의 10~20%까지 감면해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들이 장기연체자에게 이처럼 `파격적인` 원금감면 혜택을 주는 것은 최근 부실채권가격이 원금의 6%수준으로 급락하면서 매각하는 것보다 자체적으로 원금의 절반만 건져도 `대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배드뱅크를 통해 신용불량자들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최장 8년 동안 장기분할해서 돈을 갚을 수 있다는 것과 채권추심에서 벗어나는 것, 신불자 딱지를 떼는 것 정도”라며 “배드뱅크에 가면 오히려 갚아야 할 금액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2년내 돈을 갚을 수 있다면 채권추심에 시달림을 받더라도 추심원과 상담 해 일부 원금을 탕감 받고 돈을 갚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단기 연체자 모럴해저드 조장=정부가 6개월이상 연체자에 한해 배드뱅크 신청자격을 주었지만 채무자들의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는 오히려 1~3개월의 단기 연체자들에게서 나타나고 있다. 사실 1~3개월 사이의 단기 연체자에게는 금융기관들이 회수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더욱 강도 높은 채권추심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단기연체자들은 채권추심에 대한 반감이 커져 무슨 수를 써서라도 채권추심을 피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6개월 이상 장기 연체자들은 이 같은 추심에 둔감하고, 추심대상에서도 사실상 `열외`로 돼있다. D캐피탈 채권추심부의 한 관계자는 “단기연체자들의 경우 정부가 새로운 구제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돈을 갚지 않으려 한다”며 “18일 오전 채권 추심 실적이 벌써 평일에 비해 20%정도나 줄었다”고 말했다. 모럴헤저드가 확산되면서 신용카드사들도 연체 회수에 비상이 걸렸다. 한 전업카드사 관계자는 “채권추심 부서에 신용불량 구제 대상자에 해당되는지를 문의하는 전화가 하루 평균 100여통씩 걸려오고 있다”며 “문의 전화를 거는 사람은 대부분 연체금을 상환할 의지가 없는 사람들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배드뱅크 정책이 공개되면서 빚을 갚기위해 대환대출을 받겠다고 약속한 사람들이 배드뱅크부터 알아보겠다고 돌아서는 등 채권 회수가 매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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