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전교생이 3,000명이 넘었던 전남 목포 산정초등학교는 학령인구 감소와 신도심으로의 인구 유출로 학생 수가 250여명으로 줄었다. 전교생의 32%가 기초생활수급자이거나 한 부모, 조손가정 등 결손가정 학생으로 가정학습 조력자의 도움을 기대하기 힘들어 지난 2008년 치러진 학업성취도평가에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평균 8.6%에 달했다. 이 학교는 지난해 학력향상 중점학교로 지정돼 인턴교사 등 지원을 받았다. 산정초교는 올해부터 담임별 책임지도를 통한 방과 후 학력향상반을 운영해 수준별 맞춤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학습도움실을 설치해 학습자료나 교구 등 수업에 필요한 교재를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등 기초학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올해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전과목에 걸쳐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한 명도 없었다. 박광남 교장은 "평균 80점이 넘는 학생 비율이 지난해 15.9%에서 올해 38.1%로 2.5배가량 늘었다"면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학력을 끌어올리니 우수학생들의 실력도 오르는 시너지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7월 치러진 전국 규모의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전년보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눈에 띄게 줄어든 가운데 초등 6은 전북장수를 비롯해 강원 양구, 경북 울릉, 경남 산청 등 지역 학교의 학력신장이 두드러졌고 중 3은 서울 강남, 대구 동부, 대전 서부 등 학원 밀집 지역의 강세가 여전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30일 발표한 올해 초ㆍ중ㆍ고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눈에 띄게 줄었다. 초·중·고의 평균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3.7%로 지난해 4.8%보다 큰 폭으로 낮아졌으며 2008년(7.2%)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 6은 1.5%로 전년(1.6%) 대비 0.1%포인트 감소했고 중3은 지난해 7.2%에서 올해 5.6%로, 고2(일반계)는 5.9%에서 4.0%로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이처럼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현저하게 감소한 것은 학업성취도평가가 학교를 서열화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성적 공개에 따른 학교ㆍ지역 간 성적 올리기 경쟁이 벌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교과부가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월등히 높은 학교 1,660개교를 '학력향상 중점학교'로 지정해 집중 지원한 것도 학력 신장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학력향상 중점학교는 지난해 10.8%이던 기초 미달 비율이 올해 6.2%로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초등학교의 경우 전북 장수의 성적 향상이 특히 두드러졌다. 지난해 초등 6 영어와 수학 기초 미달자가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던 장수는 올해 전국 183개 지역 중 유일하게 초6학년 5개 과목 모두 기초 미달자 0%를 기록하는 등 눈부신 성적을 올렸다. 장수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관내 초등학교는 학년당 학생 수가 10명 미만인 소규모 학교가 많아 기초학력 미달 학생 1~2명만 집중 교육하면 성적이 크게 오른다"면서 "그러나 최하위권이어서 올해 교사들이 열심히 학생을 가르쳤고 교육청 역시 교사와 학생을 대대적으로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중 3의 경우 국어는 경북 영양(0.7%), 수학은 전북 무주(2.0%), 영어는 경북 고령(0.7%)이 기초 미달자 비율이 낮았다. 하지만 보통학력 이상의 경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서울 강남이 국어(83.8%), 수학(78.6%), 영어(88.5%) 등 3과목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해 학생들의 높은 학력 수준을 재확인시켜줬다. 서울 강남은 국ㆍ영ㆍ수 모두 지난해에 비해 보통 학력이상 비율이 더 높아졌다. 비교적 사교육이 활성화돼 있는 대구 동부나 대전 서부도 보통 학력 이상 비율 상위 2~4위권에 올랐다. 한편 교과부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밀집된 학교에 대해 지금처럼 학력향상 중점학교를 지정해 지속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있는 모든 학교에 대해 교육지원청 단위로 심층 분석해 맞춤형 지원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오는 2012년까지 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비율을 처음 평가를 시행했던 2008년의 3분의1 수준까지 줄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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