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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벤처기업, 핵융합발전소 상용화 20년 앞당긴다

자성물질속 핵융합 유도 MTF기술 업그레이드<br>기존 핵융합로와 달리 초전도체등 없이 설계 가능<br>"2012년실험용 건설…2019년상용 발전소 완공"<br>본격화될 에너지 위기 해결새열쇠될지 주목

MTF는 충격파를 이용해 순간적으로 플라즈마를 압축, 핵융합을 유발한다. 미셀 라베르지(왼쪽) 제너럴퓨전 사장과 공동설립자인 더그 리처드슨이 개념 실증용 핵융합로 뒤에 서 있다.


제너럴퓨전 핵융합발전의 최대 관건은 각 피스톤들이 얼마나 동일한 시점에 철구를 타격하는가에 있다. 1.공기압 피스톤 2.플라즈마 3.금속액체 상태의 납-리튬 혼합물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발전은 인류를 에너지난에서 구해줄 궁극의 무한에너지로 꼽힌다. 하지만 핵융합발전은 연구개발에 천문학적 투자가 요구되는 '돈 먹는 하마'다. 또한 현재의 추세라면 상용발전소 건립도 수십년 뒤에나 가능하다. 자칫 에너지 위기에 제때 대처하지 못하는 사후약방문이 될 수 있는 것. 하지만 캐나다의 벤처기업 제너럴퓨전사는 자화표적핵융합(MTF) 기술이 이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 MTF는 자성(磁性) 물질 속에서 핵융합을 유도하는 기술로 기존 토카막 방식과 비교해 발전소 건설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으며 상용화도 10년이면 가능하다는 게 제너럴퓨전의 주장이다. 무한에너지 시대 도래 위한 꿈 핵융합발전은 지구상에 풍부한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고효율 발전기술이다. 투입 에너지보다 산출 에너지가 월등히 많기 때문에 한번 가동되기 시작하면 자신이 생산한 에너지 중 일부를 재투입하는 방식으로 추가적인 에너지 공급 없이 많은 전력을 생산해낸다. 게다가 화석연료처럼 유해물질을 배출하지도 않으며 기존 원자력발전에 비해 안전하기까지 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인류를 에너지난에서 영원히 해방시켜줄 궁극의 친환경 무한에너지로 핵융합발전을 꼽는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EU), 일본 등 7개국이 지난 2006년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공동연구 협정을 맺고 핵융합발전기술 개발에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가치와 효용성 때문이다. ITER는 오는 2018년까지 실험용 핵융합로, 2040년께 상용 핵융합 발전소의 건설을 목표로 삼고 있다. 여기에 투입되는 비용은 건설비와 운영비를 포함해 약 112억유로. ITER 외에 핵융합발전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 하나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위치한 제너럴퓨전사가 주인공. 제너럴퓨전의 궁극적 지향점은 ITER와 동일하다. 핵융합발전을 통한 무한에너지 시대 구현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를 위한 단계별 목표가 놀랍다. 2012년까지 실험용 핵융합로를 건설한 뒤 2019년 내 상용 핵융합 발전소를 완공하겠다는 것. 이는 ITER와 비교해 실험용 핵융합로는 6년, 상용 핵융합 발전소는 20여년이나 빠른 것이다. 골리앗에 도전장 낸 다윗 직원 6명의 벤처기업이 수십조원의 자금과 첨단 기술력을 요구하는 핵융합발전을 ITER보다 먼저 상용화한다는 게 과연 가능한 얘기일까. 미셀 라베르지 제너럴퓨전 사장은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자신감의 근원은 제너럴퓨전만의 독특한 핵융합발전 기술에 있다. 바로 MTF(Magnetized Target Fusion)라고 불리는 기술이다. ITER 등에서 활용하는 일반적인 고온 핵융합발전은 초전도 자석을 이용해 만든 거대한 토카막이 반드시 필요하다. 고온 핵융합발전은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플라즈마를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환경에서 융합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토카막은 초전도 자석의 자기장을 이용,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허공에 가둬 핵융합로가 녹지 않게 해주는 핵심장치다. 반면 MTF는 자기장에 가둬놓은 중수소와 삼중수소 플라즈마를 순간적으로 고압 압축한다. 이를 통해 온도와 밀도를 급격히 증대함으로써 핵융합을 유발하는 것. 이 기술을 사용하면 토카막이 필요 없기 때문에 제조비용이나 설비규모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제너럴퓨전의 MTF 기술은 원래의 MTF 기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기존 MTF는 고출력 전기에너지를 써서 플라즈마를 압축하지만 제너럴퓨전은 이보다 훨씬 적은 에너지로 원하는 압력을 플라즈마에 공급할 수 있다. 즉 제너럴퓨전이 사용하는 기술은 액체금속으로 채워진 원형 체임버 중앙에 플라즈마를 가둔 후 체임버의 외벽을 다수의 공기압 피스톤으로 타격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액체금속에 전달된 충격파가 플라즈마에 집중되면서 엄청난 압력이 플라즈마에 가해진다. 라베르지 사장은 "제너럴퓨전의 MTF는 초전도체 같은 특별한 장치 없이 자동차처럼 간단한 구조의 핵융합로를 설계할 수 있는 게 특징"이라며 "이 때문에 남들이 수십년간 수백억달러를 들여 만드는 핵융합로를 10년 내 5억달러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강력한 충격파로 핵융합 유도 제너럴퓨전의 MTF 방식 핵융합로는 직경 3m의 원형 철구(鐵球)가 토카막의 역할을 대신한다. 이 철구 속에는 자기장 생성을 위해 자성을 지닌 금속액체 상태의 납-리튬 혼합물이 들어 있으며 200개의 공기압 피스톤이 외부 표면을 빼곡하게 감싸고 있다. 그리고 철구의 상단과 하단에는 플라즈마 주입장치도 연결돼 있다. 핵융합 메커니즘은 이렇다. 먼저 펌프를 이용, 철구 속의 액체금속을 빠르게 회전시킨다. 그렇게 하면 철구 내에 자기장이 생성되는 한편 액체금속의 원심력에 의해 정중앙에 기다란 원통 모양의 빈 공간이 생긴다. 이때 2개의 플라즈마 주입장치가 빈 공간 속으로 플라즈마를 쏘아 보낸다. 그러면 플라즈마가 자기장에 묶인 채 철구의 정중앙에 가둬진다. 그리고 이 순간 공기압 피스톤이 초당 100m의 속도로 철구의 외벽을 강타하게 된다. 철구에 가해진 충격은 액체금속에 전달돼 충격파를 생성하고 이것이 중심부를 향해 나아가면서 강력한 압축파로 작용한다. 이렇게 철구의 전 방향에서 몰려온 압축파가 플라즈마를 빠르고 강하게 압축함으로써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이온이 융합,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 핵융합 반응은 중성자와 알파입자를 액체금속으로 날려 보내며 막대한 열을 발생시키는데 이 열로 증기를 만들어 터빈을 돌림으로써 전기를 얻을 수 있다. 이 방식의 최대 관건은 각 피스톤들이 얼마나 동일한 시점에 철구를 타격하는가에 있다. 피스톤들의 타격이 동시에 이뤄지지 않으면 플라즈마에 전달되는 압축파의 강도가 반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너럴퓨전은 이미 100만분의1초 단위까지 피스톤을 정확히 통제할 수 있는 서보제어(servocontrol) 장치를 개발해낸 상태다. 수많은 물리학적 난제 극복해야 제너럴퓨전은 2006년 80만달러를 들여 제작한 농구공 크기의 개념 실증용 철구 모형을 가지고 이 같은 이론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충격파로 플라즈마를 압축, 미량의 중성자를 발생시키는 데 성공한 것. 라베르지 사장은 "비록 100KJ(킬로줄)이나 되는 에너지를 투입하고도 1NJ(나노줄)의 에너지밖에 산출하지 못했지만 핵융합 반응의 명백한 징후인 중성자를 얻어냈다는 사실에서 기술적 가능성을 확인한 의미 있는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로스알라모스국립연구소의 MTF 객원 연구자인 로널드 커크패트릭 박사 또한 "적어도 이론적 측면에서 제너럴퓨전의 핵융합발전 시스템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핵융합발전 자체가 지구상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물리학적 과제의 하나인 만큼 앞으로 해결해야 할 기술적 난제는 수도 없이 많다. 일례로 금속액체 상태의 납-리튬 혼합물과 플라즈마 사이에 불안정성이 야기될 우려가 있다. 또한 납-리튬 혼합물이 냉각제로 작용, 플라즈마가 핵융합이 가능한 온도까지 올라가는 것을 막을 개연성도 있다. 하지만 제너럴퓨전의 공동설립자 더그 리처드슨은 이 같은 기술적 난제를 예상해 현재의 행보를 늦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토카막 방식의 핵융합발전은 상용화에 최소한 30~40년이 걸린다"며 "이 때문에 10여년 내 본격화될 에너지 위기에 제때 대처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MTF만이 에너지 위기를 해소할 유일한 희망이라는 믿음으로 연구개발을 지속해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제너럴퓨전은 개념 실증용 철구의 성공을 바탕으로 좀더 커다란 규모의 철구를 제작하고 있다. 이 철구의 제작이 완료되는 대로 2년간 충격파 전달 및 피스톤 동조 시스템의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필요한 자금 1,000만달러 중 700만달러가 이미 사모펀드와 개인투자자들을 통해 확보된 상태다. 라베르지 사장은 "이 같은 연구를 마무리한 뒤 5,000만달러의 자금을 투자받아 2012년 이전에 실험용 핵융합로를 건설할 것"이라며 "실험용 핵융합로를 통해 순이익 창출에 성공할 경우 상용 핵융합 발전소 건설 자금도 자연스럽게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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