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기존에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아세안(ASEAN) 소속 국가인 베트남과 양자 FTA를 추진한다. 1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달 말 베트남을 방문해 한ㆍ베트남 FTA 출범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다. 통상교섭본부의 한 관계자는 "기존에 맺은 아세안 10개국과의 FTA는 체결수준이 낮은 편이어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베트남과의 양자 FTA를 개별적으로 시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용역을 맡겨 '아세안 주요국과 양자 FTA 추진 타당성 검토' 작업을 진행했다. 정부는 서둘러 작업반 공동연구를 진행한 뒤 연내 베트남과 협상을 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인도네시아ㆍ말레이시아ㆍ필리핀 등 여타 국가들과도 양자 FTA를 진행할 방침이다. 한ㆍ베트남 FTA가 추진되는 것은 한ㆍ아세안 FTA가 초기 관세감축 효과가 낮아 활용률이 떨어지는데다 베트남은 인도네시아ㆍ태국 등의 아세안 국가에 비해 자유화 속도도 늦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베트남은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8대 수출국에 오를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한ㆍ아세안 FTA 발효 후 2년간 베트남과의 교역액은 179억달러로 발효 전 2년간의 107억달러에 비해 76%나 증가했다. 베트남으로 수출하는 품목은 석유제품ㆍ기계ㆍ컴퓨터ㆍ자동차 등이며 수입품목은 어류ㆍ원유ㆍ전기제품ㆍ석탄 등이다. 특히 이번에 김 본부장이 직접 베트남을 찾는 것은 베트남 측이 아직 시장 개방을 껄끄러워하고 있어 강력히 설득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 한국과 베트남은 지난해 10월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를 통해 오는 2015년 교역규모를 지난 2007년의 두 배 수준인 20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했지만 FTA 추진 논의는 미적지근한 상태를 유지해왔다. 정인교 인하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초기 관세양허 수준이 낮은 아세안과의 FTA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협정, 즉 아세안 개별 국가와의 FTA 협상을 조속히 개시해야 할 것"이라며 "새로운 FTA 추진뿐 아니라 기 체결된 FTA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인식을 높여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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