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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규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세계 최초로 친환경적이면서도 경제성이 뛰어난 '수계(水係) 리튬 2차전지'용 음극재료와 공정기술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인체에 유해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유기용매 대신 물을 사용해 리튬이온 2차전지의 음극을 제조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05년부터 백 교수의 기술을 공정에 적용한 삼성SDI는 환경오염물질 사용ㆍ배출량이 줄고 2차전지 1개당 17원의 제조원가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고 2,500억원어치를 수출했다. 작업환경이 개선되는 부수 효과도 거뒀다. ◇친환경ㆍ효율성ㆍ경제성 겸비=2차전지는 노트북컴퓨터ㆍ휴대폰ㆍ개인용 스마트 기기 등 소형 휴대기기의 전원으로 각광 받고 있다. 하지만 현 수준의 리튬이온 2차전지 용량ㆍ크기는 갈수록 작아지고 고용량ㆍ고성능을 요구하는 차세대 휴대기기에 적용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배터리 폭발사고, 2차전지 제조에 사용하는 유해물질에 따른 환경오염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종전에는 리튬이온 2차전지를 구성하는 음극을 용해하는데 엔메틸피롤리돈(NMP)이라는 유기용매를 사용했다. 하지만 이 용매는 인체에 유해하고 환경오염을 유발하기 때문에 복잡한 제조공정을 거쳐야 했다. 백 교수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독성 유기용매 대신 물을 사용하는 수계 시스템의 제조공정을 개발했다. 그는 "나노 입자끼리 서로 끄는 힘을 억제함으로써 물에서도 나노 음극재료가 잘 분산될 수 있는 기술을 확립하고 형성되는 막의 균일화에 성공함으로써 친환경적이면서도 효율성ㆍ경제성까지 높인 공정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계 성형 제조공정 개발=삼성SDI는 기존 유기용매를 물로 대체함으로써 월 30톤 이상의 유기용매 사용량을 줄여 제조공정 및 폐수처리 비용을 절감했다. 음극 제조에 필수적인 고온 열처리공정의 온도를 낮추고 공정 운영을 단순화해 전지 1개당 약 17원의 원가절감을 이뤄냈다. 공정기술에 대한 국내외 특허 출원으로 연간 60억원의 로열티 절감 효과도 나타났다. 백 교수의 2차전지용 수계 성형 공정기술은 향후 하이브리드 자동차(HEV)용 전지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HEV용 전지시장에서 리튬이온 전지의 시장점유율은 1% 정도에 불과하지만 오는 2015년이면 50~70%로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비쿼터스 디바이스 기술 개발=백 교수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진행하고 있는 '미래유망기술 파이오니어 기획사업(이하 기획사업)'에서 하나의 소재 안에서 메모리ㆍ디스플레이ㆍ배터리 기능이 있고 몸에 두를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시스템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이 기술은 '인간친화형 유비쿼터스 디바이스'와 관련된다. '나노 초' 수준의 정보처리 속도와 대용량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 기능을 가진 디바이스로 혁신ㆍ융합 원천기술이 절실한 분야다. 백 교수는 "새 과제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강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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