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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매물도

봄 빛 완연한 한산도 앞바다를 뒤로 하고 유람선이 속도를 높여 하얀 물살을 가른다. 햇볕에 반짝이는 바다는 눈이 부시고 주변 섬을 둘러싼 동백나무 숲속엔 부풀어 오른 꽃망울이 금시라도 터질 듯 하다. 봄 기운을 견디다 못한 여행객들은 하나둘 두꺼운 외투를 벗어 던진다. 40~50분정도 지나자 넓게 퍼진 섬 뭉치가 눈앞에 들어 온다. 앞쪽은 평범하다 싶은 작은 섬에 불과하지만 섬 뒤편으로 돌아가자 갑자기 웅장한 바위절벽이 시야를 가로 막는다. 거북바위, 예식바위, 장군바위, 남매바위, 사자바위 등 이루 형언하기 어려운 각양각색의 바위군상이 제 각각의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절벽 해안 가까이에 있는 예식바위는 신랑신부와 주변의 하객들의 모습까지 뚜렷하게 그려 놓아 절로 탄성을 자아낸다. 석양에 비친 기암괴석이 눈앞에 들어왔다 사라졌다 하면서 바위들도 각자의 모습을 바꾼다. 배가 이동함에 따라 어떤 면은 크게 어떤 면은 작게 보이면서 하나의 형상이 여러개의 이미지로 눈 앞을 스친다. 이곳 바다에는 부산에만 있는 줄 알았던 오륙도도 있다. 말 그대로 밀물과 썰물에 따라 어떤 때는 다섯 개로 어떤 때는 여섯 개로 모습을 달리 한다. 통영항에 귀환하는 길목에 누워 있는 각시바위는 시선의 위치에 따라 20대 여자에서 30대, 40대, 50대 여자로 시시각각 모습을 바꿔 여행객들로부터 한바탕 박장대소가 터진다. 통영 앞쪽 남해바다 끝에 위치한 매물도는 사람이 사는 마지막 섬이다. 대매물도와 소매물도, 등대섬으로 이뤄진 매물도는 모두 경사가 급한 초지로 이뤄져 있고, 대매물도엔 20여가구, 소매물도엔 10여가구가 모여 산다. 주민들의 대부분은 어업과 목축, 바다 물질, 뱃길 안내 등으로 생업한다. 대매물도 보다는 역시 `남해의 보석`으로 불리는 소매물도가 주변 경관면에서 뛰어 나다. 하지만 매물도 해안 어느 곳이나 열기, 볼락, 감성돔, 해삼, 멍게, 전복 등 철마다 바뀌는 풍부한 해산물로 낚시꾼과 관광객들을 끌어 들이고 있다. 소매물도 옆의 등대섬은 썰물 때는 걸어서도 건널 수 있는 2,000평 남짓한 작은 섬이다. 주변의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야생 들꽃들이 철마다 피고 지는`꽃섬`으로 영화와 광고 촬영의 단골무대다. 1917년 일제가 처음 등대를 세운 이래 지금까지 2~3명의 등대지기가 번갈아 근무하는 유인 등대로 운영되고 있다. 대한해협을 두고 일본의 대마도가 코앞에 있어 20세기 초에는 남해 바다를 사이에 둔 일본, 러시아, 영국 등 열강들의 각축이 심했던 곳이다. 해방 이후에도 해안 밀수선 감시 및 대공 방어상의 중요성이 인정돼 한 때 세관초소나 경찰초소가 들어서기도 했다. 이종애 통영시 문화유산해설사는 “매물도는 바다와 하늘, 그리고 기암절벽이 어우러진 한려수도 최고의 명승지”라며 “봄이 되면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와 고깃배를 쫓는 갈매기떼, 벼랑에서 풀을 뜯고 있는 흑염소 등이 한 데 어우려져 한 폭의 그림같은 풍경을 빚어낸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여행메모] ■매물도 가는길=대전∼진주간 고속도로를 타고 진주분기점에서 남해고속도로로 빠져 사천IC에서 나온다. 국도 3호선과 14호선을 번갈아 타면 통영에 도착한다. 통영 여객선터미널(055-642-0116)에서 하루 두차례, 충무유람선협회(055-645-2307)에서 수시로 매물도행 배를 띄운다. 요금은 편도 2만원 정도. 사천공항까지 항공편을 이용하거나 통영행 고속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숙박 및 먹거리=강구안항 주변에 충무관광호텔(055-642-8181~3), 나포리장(646-0202) 등이 있고, 매물도엔 힐하우스(055-631-7960), 다솔산장(641-6734) 등 민박집이 있다. 민박료 1인당 1만원~3만원. 강구안항을 둘러싸고 충무김밥집이 늘어서 있고, 무전동에 통발로 잡은 바다장어를 생으로 구어주는 통영장어집(055-641-3667)이 있다. 소매물도에는 식당이 하나도 없어 도시락을 준비해야 한다. ■둘러 볼만한 곳=통영시내엔 통제영 시절의 원형 복구가 한창이고, 지난해 국보로 승격된 세병관은 경회루(서울), 진남관(여수)과 함께 조선시대 최대규모의 목조건물이다. 한산도 제승당은 임진왜란 당시 초대 통제사 이순신이 3년8개월간 집무하던 곳이다. 올해 통영국제음악제는 3월 22일~27일 개막한다. 향토역사관(055-7640-5107)은 갓,자개 등으로 유명했던 통영의 과거를 알려준다. 통영해수랜드(055-645-7700) 옥상에선 강구안항을 코앞에 내려다 볼 수 있다. <통영(글ㆍ사진)=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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