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1일이면 서울시가 대중교통체계를 확 바꾼 지 1년이 된다. 버스 중심의 교통체계 개편을 목표로 단행된 이 조치는 서울과 인근 수도권 시민들의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개편 초기에는 교통카드시스템 오류 등으로 큰 혼란이 빚어졌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잦은 노선개편과 수도권으로의 환승할인 확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 많다. 서울시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은 ‘대체로 만족’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넘어야 할 산이 산적한 ‘진행형’이다. ◇버스 속도 빨라지고 승객도 늘고=서울시에 따르면 3개 중앙버스차로 구간의 속도가 최고 2배 빨라졌다. 도봉ㆍ미아로의 경우 개편 전 시간당 11.0㎞(출근 러시아워 기준)에 불과했던 버스 속도가 최근에는 22㎞로 두 배나 향상됐다. 수색ㆍ성산로와 강남대로도 크게 개선됐다. 버스운행관리시스템(BMS)을 통한 운행관리로 정시성도 지난해 10월 0.54에서 지난달에는 0.37로 좋아졌다. 정시성은 버스 배차간격에 비해 어느 정도 운행이 지체됐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0’에 가까울수록 정시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승객 수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 개편 전(2003년7월~2004년5월) 하루 평균 478만5,000명이던 버스 승객은 개편 후(2004년7월~2005년5월) 522만명으로 9.1% 늘어났다. 종류별로는 시내버스가 5.3%, 마을버스는 24.9%나 증가했다. 환승할인 덕분에 지하철 승객도 같은 기간 1.1% 늘었다. 이에 따라 대중교통 이용객이 하루 평균 928만2,000명에서 976만5,000명으로 5.2% 증가했다. ◇버스 적자폭 축소, 환승할인 확대 등 숙제도 많아=승객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시내버스의 적자는 오히려 늘었다. 개편 후인 지난해 하반기에만 1,13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고 올해도 적자추세는 지속되고 있다. 올해 적자는 2,200억원으로 지난해(1,579억원)보다 약 40%나 증가할 것으로 시는 추산했다. 유가인상과 인건비 상승, 버스노선 신설 등 때문이다. 음성직 시 교통정책보좌관은 “불요불급한 운행 감축, 버스 측면 광고판 활용 등을 통해 시내버스 적자폭을 연간 1,500억원 수준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ㆍ인천시 등 수도권과 서울 사이를 오가는 주민들을 위한 요금 환승할인 문제도 남아 있다. 통합요금제에 따라 인천시 버스는 다음달부터 혜택이 가능하지만 경기도의 경우 연말은 돼야 할인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또 시는 앞으로도 필요할 때마다 노선조정과 적자노선 폐쇄 등의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어서 시민들의 불편은 계속될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