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주, 다시 한번 날 수 있을까. 그룹 계열사의 부실을 떠안으며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했던 종합상사들이 부실 부문을 털고 신규 사업에 진출, 성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LG상사의 경우 지금껏 주가의 발목을 잡아왔던 LG카드 기업어음(CP) 문제가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삼성물산 역시 일회성 손실반영이 마무리됨에 따라 영업외수지가 개선되는 등 부실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 대우인터내셔널ㆍ현대상사도 해외 자원개발 자료 등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부실 털고 수익성 강화 기대=삼성증권은 20일 “LG상사는 LG카드 CP를 주식으로 전환, LG카드 주식 39만여주를 주당 약 3만원에 매각함에 따라 2ㆍ4분기 중 50억~55억원의 충당금 환입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올해 말로 만기가 돌아오는 373억원 규모의 CP 회수에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면서 “LG카드 충당금 환입을 통해 이익 증가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삼성물산 역시 해외영업 관련 손실이 크게 줄면서 이익 모멘텀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상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요 해외공사의 손실반영이 마무리되면서 과거와 같은 대규모 부실은 없을 것”이라면서 “건설 부문에서 수익성이 우수한 계열사 및 재건축 신규 수주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누리증권도 삼성물산에 대해 “시공능력 평가 1위의 건설 부문은 GS건설과 유사한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으며 영업이익률 수준도 비슷하다”면서 “영업환경의 악재는 이미 반영됐으며 대형 건설사로 재평가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고배당과 꾸준한 수익 부각돼=저금리 기조로 주가가 꾸준히 오르는 배당주를 선호하는 투자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이 같은 컨셉트에 맞는 일부 종합상사 주식으로 개인들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이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하락 리스크가 낮고 안정적으로 장기 운용할 수 있는 종목을 찾다 보니 LG상사 등 꾸준히 배당을 하는 종합상사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의 경우 지난 2003년, 2004년 각각 주당 250원(우선주 300원)을 배당했으며 LG상사도 연 7% 안팎의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해외 자원개발 등 신규사업 진출도 활발=대우인터내셔널은 연초 이후 해외 가스전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크게 올랐다. 현대상사 역시 관리종목 탈피 호재에다 오만ㆍ카타르LNG, 예멘LNG, 마리브유전 등으로부터 유입될 자원개발 부문 가치가 주가에 반영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SK증권은 “대우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에서 가스층의 광범위한 존재가 확인됐고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매각건도 기업가치를 부각시켜줄 수 있는 긍정적 요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종합상사의 해외 자원개발의 경우 단순한 기대감으로 매수하기엔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의 주가 상승은 자원개발 부문의 장기적인 현금유입 가치를 반영한 것이지만 현실화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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