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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금융전략포럼] "글로벌 금융시장 적극 진출 하되 사업다각화·체질개선부터"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기조강연

제9회 서경 금융전략포럼8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22일 서울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9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진 원장은 국내 금융회사들이 해외에서 현지 금융사 인수나 소액대출 등 차별화된 영업으로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욱기자


"일본 금융그룹인 미즈호의 경우 아시아 고객이 전체 이익의 50%를 차지하고 기업 고객의 70%가 비일본계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이처럼 지난 20년간 일본 금융의 글로벌화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22일 열린 제9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30여분간 진행된 기조강연을 통해 국내 금융사들의 국제화 수준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 진출에 앞서 금융개혁으로 사업 다각화, 불합리한 관행 타파 등 체질개선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진 원장은 "일본계 은행들은 그간 아시아 시장 진출을 활발히 추진해왔다"며 "그 결과 지난해 일본 총여신의 25% 정도가 해외에서 발생했고 수익성 측면에서도 해외 이익 기여도가 35%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 금융회사들도 그간 은행권을 중심으로 해외진출을 확대하기는 했지만 주요 글로벌 은행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 대표 은행인 신한의 해외자산 비중은 지난 2014년 기준 7.9%, 우리와 KB는 각각 6.3%, 1.8%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기업인 BNP(36.0%),미즈호(44.0%), 씨티(49.5%) 등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편이다.

진 원장은 "신시장 개척을 위한 비전과 리더십을 정립하고 현지 금융회사 인수와 소액대출금융 진출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현지에서 차별화된 금융, 특색 있는 한국 금융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라며 "더불어 미시적 성과보다는 한국 금융의 글로벌 위상 강화라는 장기적 목표를 신념과 의지를 갖고 추진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진 원장은 우리 금융회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수시장에서 기본체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진한 글로벌 성과가 당면한 문제이기는 하나 금융회사의 비용 효율성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등 생산성 제고를 위한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은행권 비용 효율성의 평가 척도인 이익(총이익+영업외손익) 대비 판매·관리비 비중은 2011년 42.1%에서 2012년 48.4%,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54.6%, 55.2%까지 늘어나는 등 해마다 악화되는 추세다.



진 원장은 "우리 금융시장은 그간 한국 경제 성장과 금융 발전을 일궈냈고 단기외채 비중이 줄어들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하락세를 보이는 등 대외 안정성 면에서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하지만 글로벌 경쟁구도와 산업구조가 변하고 있어 안정성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금융당국과 금융회사가 소비자 신뢰 확보와 소비자들의 새로운 금융 수요 충족을 위한 노력을 함께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1년 이후 금융 민원이 해마다 7만~8만건에 달하고 금융회사의 고객 서비스 및 금융 종사자에 대한 신뢰도뿐 아니라 금융제도 공정성, 금융감독기관 효율성까지 소비자들로부터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진 원장은 "금융은 신뢰를 근간으로 하는 규제산업"이라며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금융회사의 책임경영 풍토가 절실하고 금융질서를 훼손하거나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과감한 대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자산 수요와 기업 부문의 변화에 대응하는 근본적인 혁신도 함께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진 원장은 "지금까지 금융 서비스는 주로 대기업 금융과 담보·보증에 의한 중소기업 금융, 가계에 대한 주택 금융 위주로 이뤄졌지만 사업구조가 과거와 다르게 전환되고 세계적으로 뉴노멀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금융도 실물경제에 대한 접근방식을 달리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산업구조가 제조업 위주에서 정보기술(IT), 모바일 등 신성장동력으로 다극화되고 구조적 재편 과정에서 다시 창업기업이 등장한 동시에 한계기업에 대한 정리 요구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저금리 기조와 고령화로 자산운용 수요가 확대되고 장기금융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등 가계 금융 수요도 전반적으로 변화되고 있어 금융권의 기민한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진 원장은 "정부 기조에 맞춰 금융당국도 금융회사와 함께 국민의 금융자산 증진을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려 한다"며 "금융회사들도 자산관리업무 역량 확대를 통해 국민의 재산을 관리하는 실력을 높이는 동시에 손실을 막기 위한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그는 금융회사가 스스로 위기흡수 능력을 키우고 자본확충이나 이익유보 등을 통해 책임경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금융회사의 자율성을 높여주지만 사후적 책임을 더 강조하고 금융회사가 새로운 모델을 스스로 만들어 건설적인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앞으로의 금융 기조"라면서 "금융이 소비자의 자산축적을 위한 주요 동인이 될 수 있도록 시장과 감독의 상호 노력이 확대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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