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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핀테크(Fin-tech) 시장 장악을 위해 준비한 모바일 은행 '써니뱅크(Sunny Bank)'가 다음달 출범한다. 따뜻한 햇살이라는 뜻의 써니는 '따뜻한 금융'이라는 신한금융의 핵심가치 외에 신한금융을 상징하는 이니셜 '에스(S)' 및 밝고 명랑하다는 뜻 등을 담고 있다. 신한은행은 써니뱅크를 통해 국내에서는 '리딩뱅크'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고 해외 시장에서는 '신한'이라는 브랜드를 보다 널리 알릴 예정이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써니뱅크를 다음달 출범하기 위해 현재 내부 최적화 작업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써니뱅크는 내년 초 출범할 인터넷전문은행은 물론 우리은행의 '위비뱅크'에 맞서 모바일 은행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신한은행의 핀테크 전략 중 하나다. 신한은행은 여러 벤처기업과 제휴해 다양한 핀테크 기술을 써니뱅크에 담았다. 우선 핀테크 벤처업체인 비모의 신용평가모델을 활용, 중금리 대출 부문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장을 창출해낼 계획이다. 기존 은행들의 신용평가시스템과 달리 고객 대상 설문조사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중신용자 고객의 신용도를 평가하겠다는 것. 이로써 신한은행 일선 지점에서는 만날 수 없는 써니뱅크에서만 가능한 중금리 대출 상품을 내놓을 방침이다.
써니뱅크에는 '모바일 지갑' 기능도 담긴다. 써니뱅크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은 후 등록만 하면 전국 7만여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하며 신한은행의 자동화입출기기(ATM)에서 현금도 인출할 수 있다. 또 현재 신한은행의 '스피드업(Speedup)' 앱에서 가능한 외화환전·신용대출 등의 기능도 담는다.
신한은행 측은 써니뱅크 출시와 함께 해당 브랜드를 활용한 캐릭터도 동시에 공개할 예정이다. 차갑고 딱딱한 이미지를 주는 금융사 이미지에서 벗어나 보다 친근하게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한 전략이다.
신한은행은 국내 출범과 동시에 베트남에서도 써니뱅크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며 이후 다른 해외 국가에도 출시할 방침이다.
이번 써니뱅크 출시는 시장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신한은행 측에 주는 의미가 크다.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카카오와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을 논의했으나 최종 결렬되며 핀테크 부문에서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은 바 있다. 따라서 신한은행은 써니뱅크 출범과 각종 업체들과의 제휴 확대를 통해 모바일 금융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신한은행은 이미 11번가나 아시아나항공 등과 제휴해 적금 상품을 출시했으며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 참여 업체들과도 신규 핀테크 서비스 출시를 위해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 이 밖에 신한은행의 핀테크 벤처업체 육성 공간인 '신한 퓨처스 랩'을 통한 기술 제휴에도 계속 힘을 쏟을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빌 게이츠가 '미래의 은행은 은행 없는 은행(Bank without bank)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써니뱅크는 은행 지점이 없어도 되는 은행 서비스"라며 "써니뱅크 출시를 통해 핀테크 부문에서도 '신한이 하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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