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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버냉키(사진)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촉발한 월가 경영자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법적 책임을 물어 감방에 보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4일(현지시간) 일간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은 (경영자들을 처벌할 수 있는) 사법기관이 아니다"라며 "법무부 같은 기관이 책임을 물어야 했지만 당시 사법기관들은 (경영자가 아닌) 금융업체를 기소하거나 기소하겠다고 협박하는 데 대부분의 힘을 썼다"고 설명했다.
버냉키 의장은 금융업체가 법률적으로는 권리나 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법인이지만 법인에 대한 제재로 얻을 수 있는 효과에는 뚜렷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인은 사람이 아니라 감방에 보낼 수 없다"며 "악덕 문화를 지니고 저질적 행동을 격려하는 기업을 다스릴 때는 사람을 다스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그런 문제의 해결에 많이 관여해봤기에 안다"며 "명백한 불법 행위는 결국 법인이 아니라 인간이 하는 짓"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대형 은행의 심각한 경제범죄가 수차례 적발됐으나 월가의 주요 경영자들 가운데 철창 신세를 진 이들은 없었다.
버냉키 전 의장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연준을 이끌며 미국의 금융위기 극복을 지휘했다. 그 과정에서 보험업체 AIG 경영진 등의 무책임한 태도에 환멸을 느꼈다고 5일 발간을 앞둔 자신의 회고록 '행동할 수 있는 용기'에서 밝히기도 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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