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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기자의 Travelogue] '학교앞 호텔'이 빅딜 대상?… 호텔 인식 변화가 우선돼야

논리는 논리고, 정치는 정치다?

현재 관광업계 최대의 이슈로 취급되고 있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에 대한 비평이다. 이른바 '학교 앞 호텔'을 허용하는 내용으로 관광진흥법을 개정하려는 정부 여당과 이에 반대하는 야당·시민단체의 충돌이다. 한쪽은 경제활성화를 위해 '학교 앞 호텔'을 전면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다른 쪽에서는 학생들의 학습권을 지키기 위해 일정 부분 제한을 가하는 현행 규제를 유지하자고 한다. 현행 규정은 학교에서 200m 이내에 호텔을 건립할 때는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호텔 건립 시도가 이 위원회에서 거부되고 있다.

관광진흥법 개정은 당초 경제논리에 따라 시도됐다.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들을 수용할 시설이 필요하다는 절박한 생각에서다. 정부 여당의 노력은 끈질겼고 이제는 단순한 경제활성화 차원을 넘어 자존심 대결이 됐다. '강 대 강'으로 서로 부딪히면서 합리적인 논리 대결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법 개정을 시도하는 정부 여당에서 대안을 찾으려 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광주광역시에 건설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빅딜 대상으로 한때 제시됐다. 야당이 강하게 요구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정부 기관화 및 예산 증액을 '주고'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받자'는 식이었다.

정부로서는 올해 정기국회 폐회(9일)와 사실상 19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이번에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다시 한참 늦어진다는 절박감이 있다. 2일 여야 지도부가 주고받기식으로 쟁점법안들을 처리하면서 관광진흥법 개정안에도 일단 합의한 이유다. 다만 단서를 붙였는데, 호텔이 들어서는 게 불가능한 절대정화구역을 기존 정부 주장인 50m 내에서 75m 내로 확대했다. 이러한 규정도 5년간 한시 적용하고 법이 적용되는 지역은 서울과 경기도로 한정했다. 물론 아직 끝은 아니다. 야당에서는 지도부의 양보에도 교문위 의원들이 여전히 반대하고 있고 본회의 통과도 지연되고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급감하면서 올해 전체로는 지난해(1,420만명)보다 줄어든 1,350만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는 공식적으로 오는 2017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연간 2,000만명 달성이 목표다. 관광진흥법 개정의 최대 이유는 늘어나는 관광객 수용이었다. 관광객이 늘지 않으면 법 개정의 근거가 사라진다. 지난해는 세월호 참사, 올해는 메르스 사태가 관광진흥법 개정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학교 앞 호텔'이 빅딜까지 시도할 급박한 사안인지는 의문이다. 기본법 격인 학교보건법상 "호텔은 경마장·폐기물처리장과 같은 유해시설"이라는 현행 규정과 이에 따른 사회적 인식은 그대로 둔 채 관광진흥법에 "학교 앞에 유해시설 없는 (모텔 아닌) '관광호텔'은 허용"을 넣는 것이 바른길로는 보이지 않는다.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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