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특허권자인 NHN엔터도 특허소송에 관여, 승소시 수익 분배 전망
국내 특허관리전문회사가 게임사로부터 특허권을 사들여 미국 블리자드 등 초대형 글로벌 온라인게임사들과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게임 분야에서 국내 회사가 글로벌 대형사들로부터 특허침해 소송을 당한 적은 여러 번 있지만 우리가 나서 그들을 상대로 미국법원에 제소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앤테크놀러지(Game Technology)’라는 국내 특허전문관리회사는 최근 미국 텍사스 소재 법원에 블리자드, 라이엇게임즈, 밸브, 워게이밍 등 글로벌게임사를 상대로 특허침해 금지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G&T는 특허 등 지적재산권(IP) 투자를 위해 경기도 김포시의 한 상가 건물에 주소지가 등록된 SPC(특별목적회사)이며, 지난해 말 공공기관과 대기업, 금융권 등이 주주로 참여하는 민관 특허관리회사로부터 특허권을 사들였다.
국내 업계가 게임 특허를 가지고 중국 업체를 대상으로 특허침해 금지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적은 있지만, 미국계 글로벌 대형사를 상대로 소송에 나선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그동안에는 게임빌을 비롯한 국내외 모바일 게임업체 10곳이 지난 2013년 특허괴물로 불리는 ‘로드시스(Lodsys)’에게 2건의 특허 침해 혐의 소송을 당하는 등 글로벌사로부터 특허공방에 관해 수세적인 입장에 있었다.
이번에 G&T가 글로벌 게임사들을 대상으로 낸 특허침해 소송은 △온라인게임 캐릭터를 관리하는 방법 △게임 아이템의 기간 설정과 횟수, 시간 제한 △채팅용과 게임용 화면 해상도 차별화 방법에 관한 것으로 이는 지난해 초까지 NHN엔터테인먼트가 갖고 있던 특허이다. 미국 특허번호로는 7,682,243(플레이어 조작 등), 8,035,649(디스플레이 업데이트 등), 8,253,743(캐릭터 생성 방법)이다.
G&T의 한 관계자는 “텐센트가 인수한 미국회사로 국내에서 단일 온라인게임으로 1위인 리그오브레전드(라이엇게임즈)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디아블로3(블리자드), 팀포트리스2(밸브), 월드오브탱크(워게이밍) 등 글로벌 인기게임이 해당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특허 소송 과정에서 애초 특허권자인 NHN엔터테인먼트도 G&T에 자문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소송에서 이겨 글로벌 대형사들로부터 손해배상을 받게 될 경우 NHN엔터에게도 일부 수익이 돌아가는 ‘백엔드 쉐어(Back-end share)’ 방식으로 분배가 이뤄질 것으로 추측된다. 백엔드쉐어는 초기 특허권자가 특허사에게 특허를 매각하고 그 뒤 라이센싱으로 수익이 나면 정해진 분배율에 따라 나누는 것을 일컫는다. 실제 각 특허 현황을 보면 자산양수인(Current Assignee)은 ‘게임앤테크놀로지’로 돼 있고 특허 주실체(Sponsoring Entity)는 ‘NHN Corpotation’으로 명시돼 있다. 특허업계의 한 전문가는 “한 기업이 특허로 수익화를 추구할 때 소유권을 제3의 기업으로 이전한 뒤 뒤에서 실제 이익을 챙기는 기업을 ‘주실체(Sponsoring Entity)’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NHN엔터가 해당 특허를 팔 때 적자상태에서 재무구조 개선에 주안점을 둔 선택으로 보면서도 상장사라 혹시 패소할 경우 위험 부담을 미리 헤지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특허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게임 서비스를 별로 하지 않는 NHN엔터 입장에선 글로벌 온라인게임사와 소송을 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NHN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초 관련 특허를 팔고 마무리한 입장”이라며 “현재는 손을 뗀 상태”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박호현·박진용기자 greenlight@sed.co.kr
◇G&T가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업체와 내용
피소 업체해당 게임내용
블리자드(미국)워크래프트3 등디스플레이 업데이트 등
라이엇게임즈(미국)리그오브레전드캐릭터 생성 방법 등
밸브(미국)팀포트리스2캐릭터 생성 방법 등
워게이밍(영국)월드오브탱크플레이어 조작 및 데이터베이스 관리
자료: 미 텍사스 동부 지방법원
◇게임앤테크놀로지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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