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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규제프리존으로 지역성장에 날개를

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지난 1990년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역 발전 정책은 지역을 변모시켰다. 정부청사와 공공기관은 지방으로 이전하고 강원 원주는 의료기기에, 충북 오송은 화장품과 제약에 집중하는 등 지역마다 산업 거점이 형성됐다. 그 결과 지역 전략 사업은 해당 지역의 고용과 생산액·부가가치 증가를 주도하는 효자가 됐다. 그러나 저성장과 고령화가 지속되고 주력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지역 산업과 지역 경제 발전의 패러다임도 다시 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에는 산업 고도화, 균형 발전이라는 명제에 지방정부가 각 지역의 특색에 맞는 대표 산업을 선정해 집중 투자했다. 하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선택과 집중은 사라지고 한정된 재원에 기반한 분산투자만 남았다. 너나 할 것 없이 소위 '유망 산업'에만 몰리면서 지역별로 특성화된 발전은 사라졌다.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당위론에만 안주한 결과는 아닌가 하는 성찰을 해본다.

이제는 지역 산업도 양적 성장 대신 질적 업그레이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 16일 정부는 경제장관회의에서 '규제 프리존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지역 경제를 선도할 전략 산업을 2개씩 지정하고 이 산업과 관련한 규제를 지역 간에 차별적으로 완화해준다는 것이다. 지역마다 차별화된 규제특례가 적용되면 민간 부문의 투자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칸막이식 규제에 가로막혀 활성화되기 어려웠던 융복합 산업, 신산업 분야도 시장 창출이 쉬워질 것이다. 게다가 지역에서 여러 산업에 분산된 투자를 2개의 전략 산업으로 압축한다면 재정 투자의 효율성도 도모할 수 있다. 규제 정책과 재정 지원을 연계함으로써 기존 정책의 패러다임에 긍정적인 변화를 준 셈이다.



그뿐 아니라 지역 자원의 공간적 재편을 유도해 지역 경제 성장에 필요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동원할 수 있게 된다. 규제특례 적용 공간의 크기도 지역 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한다면 지역별로 차별화된 전략 수립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역 간의 건전한 경쟁을 유발할 뿐 아니라 차별화된 성과도 만들 수 있다. 이처럼 규제 프리존 도입은 그동안 균형 발전 전략으로 다져진 지역 산업의 어깨에 성장의 날개를 달아줄 만한 현실적 대책이다.

우리는 그동안 규제 개혁에 대해서는 다소 조심스럽게 접근해온 것이 사실이다. 규제 프리존 역시 특정 지역에 적용되는 만큼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리라 예상된다. 정부는 이를 감안해 국민이 정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법안을 구체화해 사회적 합의와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국회도 이 문제에 전향적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 내년 총선 후 출범하는 국회에서 최우선 순위로 규제 프리존 법안이 의결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규제 프리존 도입으로 지역 성장의 탄탄한 구심점을 찾고 지역민에게 산업 성장의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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