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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LA 총기난사는 테러… IS 반드시 파괴"

'뒷북 대응' 비판에 집무실서 대국민 연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동부 샌버너디노 총기난사 사건을 '테러 행위'로 공식 규정하고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에서 테러리즘의 위협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IS 등 테러조직들을 반드시 파괴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샌버너디노 총기난사를 저지른 살인자들이 이슬람 급진화의 왜곡된 길로 빠져들면서 무고한 사람들을 죽였다"고 비난했다. 테러 용의자들이 온라인에 접촉해 IS에 충성서약을 하고 자생적인 테러행위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집무실 연설은 취임 이후 세 번째다. LA 동부 총기난사 사건으로 오바마 행정부의 안보 무기력에 대한 정치권의 비난이 쇄도하고 국민적 불안감이 커지자 집무실을 연설장소로 선택해 테러에 정면 대결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이다. 샌버너디노 사건은 집권 말기 오바마 행정부를 궁지로 내몰면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에도 악재로 떠오른 상황이다. 9·11사태 이후 최악의 테러로 꼽히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사건 발생 사흘 뒤에야 수사방향을 테러로 전환하면서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테러 방지대책으로 유럽ㆍ아시아 38개국에 대한 비자 면제 프로그램 재검토, 테러리스트 차단을 위한 정보기술(IT) 업체 협력, 미국 주도의 공습 강화, 이라크 정부군과 시리아 반군 지원, IS의 자금줄과 신규 대원 모집 차단 등을 제시했다. 의회에는 비행기 탑승금지 명단에 오른 사람들의 총기 구입 규제와 특수부대의 제한적 활용이 포함된 무력사용권한(AUMF) 승인을 또 한번 요청했다.



하지만 그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길고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 지상전에 끌려 들어가서는 안 된다. 이는 IS가 원하는 것"이라며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일축했다. '전쟁 종식'이라는 대선공약에 어긋나는데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중동전쟁의 수렁에 또다시 빠질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백악관의 한 고위관리는 대규모 지상군 투입 대신 특수부대의 추가 파견 가능성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IS 격퇴대책으로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오바마 대통령의 딜레마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주지사 등 공화당 대선주자들은 "미국은 IS 봉쇄가 아닌 완전한 파괴가 필요한데도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전략이 없다"고 일갈했다. 문제는 공화당의 요구대로 지상군을 투입하더라도 IS가 격퇴될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천문학적 군비 부담이 불가피하고 중동지역에서의 대규모 민간인 희생자 발생과 반미감정 고조 등의 여파로 미 본토에서 테러가 급증할 수도 있다. 샌버너디노 사건의 용의자가 미국 시민권을 가진 무슬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생적 테러리스트, 이른바 '외로운 늑대'의 테러를 완전히 막기는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래저래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 이란과의 핵협상 타결 등 굵직한 외교적 업적을 쌓아온 오바마 대통령이 안보 분야에서 오점을 남길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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