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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제조업 신사업에 길 있다] LED 만들던 몬산토 '종자기업' 변신

신사업으로 성공한 해외기업


지난 1968년 발광다이오드(LED) 물질을 세계 최초로 양산했던 미국의 몬산토는 살충제(DDT), 고엽제(에이전트오렌지)를 만들어 팔던 화학기업이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유전자조작농산물(GMO), 종자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웠다. 기존 화학 사업은 2000년대 초까지 모두 분사했다. 2012년 매출액 135억달러(약 15조2,800억원)에서 지난해 159억달러(약 17조9,900억원)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온 몬산토는 화학에서 다시 생명공학으로 기업 체질을 바꾼 성공적 사례로 평가된다.

몬산토 외에도 세계적 장수기업 가운데는 시대·기술의 변화를 앞서 읽고 정체성을 바꾼 기업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미국 대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과 독일 제조업의 대표주자 지멘스는 전자·발전설비 기업이 많은 한국 산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가전·전동기구 제조로 성장한 이 두 기업은 항공기 엔진, 대규모 발전 인프라 같은 첨단공학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며 끊임없는 변신을 이루고 있다. 최근 GE는 소프트웨어 사업을 적극적으로 키우겠다며 오는 2020년까지 이 분야에서 현재 버는 액수의 3배가 넘는 15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2018년이면 창업 350주년을 맞는 독일의 머크 역시 제약사로 시작해 화학·생명공학까지 분야를 넓히는 데 성공했다.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재료를 공급하는 이 업체는 스위스 생명공학 기업 세레노나 네덜란드 전자소재 기업 AZEM 등을 사들이며 사업군을 다양화했다. 머크의 한 관계자는 "인수합병(M&A)뿐 아니라 선제적 연구개발(R&D)에 막대한 인력·비용을 아끼지 않는 게 신사업에서 성공한 방법"이라며 "머크는 한국에서 OLED라는 말이 다소 생소했던 2000년대 중반에 이미 관련 기술 개발을 어느 정도 완료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2010년대 전 세계 정보기술(IT) 생태계를 이끌어가는 기업들도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위한 신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스마트폰으로 IT 세계를 뒤흔든 애플이 전기차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이미 실리콘밸리에서는 전기차 기업 테슬라와 애플 간 인재 쟁탈전이 치열하다는 얘기가 무성하다. 애플은 이외에도 스마트홈, 헬스케어 플랫폼을 잇따라 출시하며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과 경쟁하는 형편이다.

구글도 스마트홈뿐 아니라 착용형 기기(웨어러블),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로봇 같은 신성장동력을 다각도로 찾고 있다. 세계 최대 검색 포털인 이 기업은 와이파이망을 갖춘 열기구를 띄워 전 세계 오지에 인터넷을 공급한다는 혁신적 발상도 내놓았다. 최근에는 신사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키울 수 있도록 '구글 알파벳'이라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발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신사업을 통해 장기 번영을 누리는 선진 기업들의 공통점으로 '현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점'을 꼽는다. 장석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GE·지멘스는 항상 10년 이상 미래를 내다본 뒤 주력 사업을 결정한다"며 "당장 호황을 누리는 부문도 신사업 추진을 위해 미련없이 정리하는 발 빠른 판단력이 성공의 열쇠"고 강조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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