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자서전이 번역 출간됐다. '버니 샌더스의 정치혁명(원제 Outsider in the White House)'가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은 샌더스가 직접 쓴 정치회고록이자 자서전이다. 일반적으로 좌파 정치인이라 불리고, 스스로는 민주사회주의자(democratic socialist)를 표방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정치 이력과 생각을 소개하고 있다.
버니 샌더스는 1941년 뉴욕에서 가난한 페인트 판매원의 아들로 태어났다. 시카고대학 시설 베트남전 반대, 노동운동 등에 참여한 그는 1981년 버몬트주 최대도시 벌링턴의 시장으로 당선되면서 정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때 겨우 10표차로 신승하며 시장 자리를 차지한 그는 이후 시장 4선, 연방 하원의원 8선, 연방 상원의원 2선을 역임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미국 남북전쟁 이후 100여년간 공화당을 지지해온 보수 성향의 버몬트주가 어떻게 미국 진보정치의 진원지로 변화했는지에 대한 체험을 담담이 서술하고 있다. 단기필마로 이번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이유에 대해 "1%가 모든 것을 소유하고 99%는 정치 참여에서마저 소외된 미국의 정치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일회적 선거승리에 그쳐서는 안되고 정치혁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부르짖고 있다.
"미국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정치적 위기는 노동자들이 행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노동자 5%만 정치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해도 우리는 이 나라의 경제사회 정책을 대대적으로 전환할 수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저소득층 노동자는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정치가 자신의 삶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에 대한 이해도도 매우 낮다.(p.66)"
스스로를 미국 정치의 '이방인(outsider)'이라고 부르는 저자의 목소리에 이제 미국인들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전국 지지율이 8%에 불과했지만 11월 25일 현재 31%로 급등하며 선두인 힐러리 클린턴(56%)을 바짝 뒤쫓고 있다. 첫 지역 경선이 열릴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의 여론조사에서는 힐러리를 꺾기도 했다.
"더 이상은 안됩니다.(Enough is enough.) 우리에게는 정치혁명이 필요합니다"를 외치고 있는 버니 샌더스의 이야기는 한국실정에도 적지 않는 울림을 주고 있다. 1만8,000원.
/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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