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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P장관회의 막판 진통] TPP, 자동차 부품 이견 좁혔지만 의약·낙농품 난항… 타결 '오리무중'

협상 하루 더 연장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 타결이냐, 무산이냐 마지막 고비를 맞았다. 지난달 30일부터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진행 중 TPP 장관회의에서 참가국들은 3대 쟁점 가운데 자동차부품 원산지 문제는 이견을 좁혔지만 의약품 특허보호기간, 낙농품 시장 개방 이슈는 협상에 진통을 겪고 있다. 하지만 참가국들이 협상 시한을 하루 더 연장하는 등 강한 타결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낙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TPP 협상 일본 측 대표인 아마리 아키라 경제재생담당상은 이날 TPP 장관회의 일정이 하루 더 늘었다고 밝혔다. 당초 지난 1일 끝날 예정이던 회의 일정이 난항 끝에 두 차례 연장된 셈이다. 협상의 최대 걸림돌은 신약 특허보호기간이다. 이번에 미국은 보호기간을 기존의 12년에서 8년으로 낮추는 타협안을 제시했다. 미국 내 법률로도 12년을 보장하고 있고 신약 개발 촉진을 위해 더 이상의 양보는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호주·뉴질랜드·칠레·페루·말레이시아 등은 장기간 복제약을 생산하지 못하면 자국 의료 비용이 급증한다며 5년 이하를 주장하고 있다.

한때 타결 기미를 보였던 낙농품 시장 개방도 의약품 특허 문제에 발목이 잡혔다. 뉴질랜드 등 낙농 수출국은 전반적인 협상이 타결 쪽으로 가닥을 잡아야 낙농품 시장 개방에 대해 다소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낙농품 개방은 오는 19일 총선을 앞둔 캐나다 집권당 입장에서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문제다. 이미 캐나다 낙농가들은 유럽연합(EU)과 무역협정 체결로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일본도 낙농품 시장 개방에 소극적이다. 아울러 호주산 설탕의 미국 수출도 협상의 장애물이다.

반면 자동차부품 원산지 문제는 큰 틀의 합의에 도달했다는 게 외신들의 보도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과 멕시코는 역내 자동차 부품 조달 비율을 50% 정도로 맞추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미국과 일본은 이 비율을 40%대로 낮추면 자동차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캐나다와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규정인 62.5%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현재로서는 4일 협상 타결문이 발표될지 여전히 불투명하다. 협상 닷새째로 접어들면서 참가자들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7월 하와이 장관회의 때도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지만 합의안 도출에는 실패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한 협상 참가자의 발언을 인용해 "의약품 보호기간, 낙농 수출 등 2개를 제외하면 30여개의 TPP 논의 주제가 마지막 합의에 도달했지만 모든 게 합의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합의된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이 연내 타결의 마지막 기회인 만큼 막판 대타협이 도출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의지가 강력하다. 이번 회의를 놓치면 내년에는 대선이 예정돼 있어 임기 내 TPP 체결이 물 건너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 시한 재연장도 마이클 프로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나라들도 협상 동력을 살리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아마리 담당성은 이날 "더 이상의 시한 연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미국이 의약품 문제로 둘러싼 교착 상태를 해소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팀 그로서 뉴질랜드 통상장관도 전날 "뉴질랜드가 작은 나라라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이번 회의에는 TPP 협상을 타결하려는 강한 동력이 있다"고 말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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