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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의 재발견] <중> 복합개발로 땅의 가치 높여

주차 용지 30% 상업시설로 채워 수익↑

지난 11월28일 기자가 방문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의 '판교역 호반 메트로큐브'의 외관은 여느 상업시설과 다를 바가 없었다. 1층에는 카페·식당·통신사·술집 등이 들어서 있고 상층부는 오피스텔로 구성된 건물이었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건물은 주된 용도가 주차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체 10층 규모의 호반 메트로큐브는 2층부터 7층까지는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1층은 상가, 8~10층은 오피스텔로 구성돼 있다.

◇주차 용지에 상가·오피스텔까지=최근 들어 택지지구 내에 호반 메트로큐브와 같이 주차장인 듯 아닌 듯한 건물이 늘어나고 있다. 택지지구 주차장 부지의 경우 전체 연면적의 70%는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30%는 근린생활시설 등의 용도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상가와 오피스텔을 넣어 땅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지난해 말에 완공된 판교 신도시의 '디테라스'도 비슷한 경우다.

디테라스는 지상 2~4층에는 주차시설을 넣고 1층과 지하에는 상가시설을, 상층부에는 오피스텔을 넣었다. 김근영 AJ파크 개발운영본부 팀장은 "과거에는 주차장 부지의 인기가 높지 않아 유찰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상업시설이나 오피스텔을 분양하거나 임대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도 있어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주차장 용지의 경우 상업시설에 비해 토지 가격이 최소 20%가량 저렴하다"며 "최근에는 주차장을 매입하는 업체들도 생겨나면서 매각 차익까지 노릴 수 있어 주차 용지가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뜨거운 주차장 용지 인기, 증권사도 관심=주차장 용지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고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 되면서 인기도 크게 높아졌다. 특히 주차장 용지의 경우 가격이 수십억원대이고 작은 물건은 10억원 내외인 경우도 있어 디벨로퍼나 기관투자가들뿐만 아니라 고액자산가들도 투자할 수 있는 대상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국내 증권사는 물론 외국계 증권사도 주차장 용지를 대체투자처로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차장 용지에 대한 뜨거운 관심 덕분에 LH가 올해 공급한 주차장 용지도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실제 올해 LH가 입찰을 통해 판매한 주차장 용지 중 부산명지·포항블루밸리·북제주함덕 등은 낙찰률이 200%를 넘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이렇다 보니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을 정도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전무는 "주차장 부지의 성패는 도시의 성숙 여부로 갈린다"며 "판교와 같이 이미 상당수 기업이 들어서 있고 도시가 성숙 단계에 접어든 경우에는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이제 막 태동하는 지역은 신중하게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차장 용지의 가치는 주차장 운영이 결정=주차장의 가치는 일반적인 부동산 가격과는 다르게 정해진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주차장은 철저하게 현금 흐름에 기반해 매각이 이뤄진다. 주차면이 적더라도 수익성이 높은 주차장은 높은 가격에 내다 팔 수 있는 반면 아무리 주차면이 많아도 수익성이 낮은 주차장은 제값에 팔기가 어렵다.

AJ파크는 올해 3월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191면짜리 주차장을 개인자산가로부터 약 30억원에 사들였다. AJ파크에 주차장을 판 개인자산가는 10년 전 약 10억원에 해당 부지를 분양 받아 세 배 정도에 팔았다.

AJ파크가 해당 주차장을 세 배나 비싼 가격에 사들인 것은 월 매출이 3,000만원 후반일 정도로 수익성이 좋았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애초에 수익성이 높은 주차장이었지만 인수 후 무인정산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운영하면서 매출이 10% 정도 상승해 현재는 월 4,000만원 초반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수익성이 높은 주차장은 지금 당장의 매출뿐만 아니라 향후 매각 차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주차장 운영과 관리가 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병기·조권형기자 staytomorr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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