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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취미는 무엇입니까] '보상 없는 열정'이 창조경제의 힘

취미로 시작한 리눅스·위키피디아 등 오픈소스 문화, 세상까지 바꿔

취미의 필요성을 단순히 개인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한정할 수는 없다. 순수한 즐거움을 얻기 위한 자발적인 참여는 놀라운 성과를 가져다주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누군가의 취미활동이 세상까지 바꾼다는 의미다.

최근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오픈 소스 문화가 대표적이다. 오픈 소스란 색다르고 충분히 잘 팔릴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낸 개발자가 그 설계도에 해당하는 소스 코드를 무상으로 모두에게 공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쉽게 말해 불철주야 고생해 개발한 새 소프트웨어를 누구나 공짜로 쓰게 해주는 것은 물론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핵심 기술까지 알려준다는 의미다. 대체 왜 돈도 벌지 못하는 일에 매달리느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지만 이들 개발자에게 정말로 아무 보상도 주어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얻는 것은 다름 아닌 즐거움. 이들은 자신이 재밌게 만든 새 소프트웨어를 그 가치를 알아주는 여러 사람과 나누고 좀 더 좋게 만들 방법을 함께 모색하며 또 다른 즐거움을 찾는다.

일례로 리눅스를 보자. 지난 1991년 핀란드의 대학생 리누스 토르발스가 심심풀이로 만들어본 무료 운영체제(OS) 리눅스는 처음에는 기능이 불안정했지만 모든 소스를 공개함으로써 여타 개발자들이 개선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누군가 괜찮은 아이디어를 보내오면 즉각 반영됐고 그 누군가를 기여자로 이름도 올려줬다. 신이 난 수많은 기여자들은 이 오픈 소스를 여러 창의적인 방법으로 즐겼고 이 활동들이 차곡차곡 쌓여 리눅스를 현재 IT 생태계를 통틀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OS로 만들었다. 참고로 모바일 OS로 독보적인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또한 리눅스 중 하나다.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또한 비슷하다. 2001년 위키피디아는 빈 페이지만을 하나 만들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이 아는 것을 써놓고 가도록 하는 독특한 틀을 들고 세상에 나왔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대체 누가 그런 귀찮은 일을 돈도 받지 않고 하겠느냐고 생각했지만 그 생각이 틀렸음은 금세 드러났다. 사람들은 돈을 받지 않아도 자신이 아는 것을 기꺼이 공유했다. 창의력과 지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쁨을 누리고자 한 것이 이들을 움직인 힘이었다.

어떤 이에게는 귀찮기만 한 일이지만 다른 이에게는 열정을 다 바쳐도 아깝지 않은 일. 그 차이를 가르는 것은 즐거움이다. 돈이나 보상보다 재미와 행복감을 위해 몰입할 수 있는 취미활동,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의 씨앗이 바로 여기에 있다. /김경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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