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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그래서 잘 뽑아야 한다

정치·경제 내우외환 속에서도 여야 국책보다 공천 전쟁 골몰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내우(內憂). 나라 안의 걱정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안의 걱정거리는 무엇일까. 좋은 일자리는 계속 줄고 일자리를 찾는 사람, 특히 젊은 사람들은 계속 늘고 있다. 청년 실업률은 이미 10%를 넘어섰다. 젊은 사람만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절반은 빈곤층이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최고의 노인 빈곤율을 기록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의 일자리 기회를 확대하고 노인 빈곤을 완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경제 활성화와 민생안정이다.

외환(外患). 외적의 침범에 대한 걱정이라는 뜻이다. 최근 우리나라를 둘러싼 정치경제적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중국 전승절 행사에 미국의 주요 동맹국 중 유일하게 참여한 박근혜 대통령은 미국 방문 중이다. 앞으로 더 치열해질 미국과 중국 사이에 줄타기 외교가 불가피하다.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라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나라들이 모두 세계 4강이기 때문이다.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접점이 바로 한반도였다. 지난 역사가 그랬다.

최근 미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출범시켰다. 우리나라는 빠졌다. 대신 우리나라는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미국의 포위전략에 맞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또는 신(新)실크로드 전략도 우리에게는 중요한 계기다. 우리나라 경제는 대외의존도가 높다. 땅은 좁고 사람은 많고 자원은 없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 지난 2004년 이후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는 나날이 높아졌다. 2005년 60%였던 대외의존도는 지난해 76%를 기록했다. 대외의존의 핵심은 수출이다. TPP에 언젠가 우리도 참여해야 하는 것도 수출 때문이고 중국과 FTA를 체결한 것도 수출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수출 추이가 별로 좋지 않다. 전년동기 대비 3·4분기 수출이 최근 6년래 최악이다.



정쟁(政爭). 정치의 주의와 주장 등에 관한 싸움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정치권은 이러한 한반도 주변의 정치경제적 격변에 관심이 없고 당내 권력투쟁에 몰두한다. 최근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의 주제를 보면 뚜렷하다. 의원총회는 당의 정치적 의사를 결정하는 중요한 회의체다. 새누리당의 최근 의총 주제는 선거구 획정, 노동개혁 5법, 국정감사와 정기국회, 북한의 DMZ 지뢰 도발, 그리고 원내대표단 임명 등이었다.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했지만 노동개혁 5법을 제안하고 한중 FTA 등에 대한 논의를 시도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새정연의 의총 주제는 국정교과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발언 파문, 문재인 대표 재신임 관련, 그리고 북한 지뢰도발 등이었다. 상대적으로 정치적 주제가 강하다. 물론 국회는 여야가 정치적으로 다투는 곳이다. 국회는 나라의 미래 모습과 방향 등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정당이라는 집단을 통해 공식적으로 정쟁을 하라는 장(場)이다. 하지만 역대 최대 피감기관과 역대 최다 증인채택 기록을 세운 국정감사가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야가 나라의 미래보다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에만 몰두했기 때문이다.

국책(國策). 국가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세우는 정책이나 시책이다. 국회는 국책 입법을 통해 국가의 미래를 준비한다. FTA 비준도 그렇다. 지금 국회에는 한중,한·베트남,한·뉴질랜드, 한·터키 등 무려 4개의 FTA가 합의돼 비준을 기다리고 있지만 진척이 없다. 노사정이 합의해 국회로 넘겨진 노동개혁 법안도 논의가 본격화되지 않고 있다. 경제와 외교 등이 풍전등화인데도 여야 모두 내부 문제에 빠져 있다. 사활적 이해가 달린 공천 때문이다. 임기 마지막 국정감사도 대부분 그랬다. 그래서 잘 뽑아야 한다. 내년에는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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