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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능동적 채권 투자

더글라스 피블스 AB자산운용 채권부문 최고투자책임자
더글라스 피블스 AB자산운용채권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


지난해 전 세계 채권시장은 주요국 경제정책이 엇갈린 흐름을 보인 탓에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도 전반적으로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별적 투자가 가능한 액티브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액티브 투자 전략은 채권 투자 전반에서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 국채의 경우 패시브 전략으로 채권을 운용하기 때문에 모순적인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여러 나라의 채권으로 형성된 지수에 투자할 경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는 채무 규모가 가장 큰 국가다. 빚이 많은 국가에 돈을 투자하는 셈이 되는 것이다. 국가나 기업의 높은 부채 비율은 위험요소다. 파산 또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투자자에게 큰 손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패시브 투자시 환율 변동에 따른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해외 투자를 할 때 환율의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액티브펀드도 마찬가지다. 다만 연구·분석,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불안정한 환율 흐름은 패시브 투자의 불확실성을 높일 여지가 있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특히 국채 중에서도 신흥국 채권은 패시브 전략에 더욱 취약하다. 경제정책이 매우 다른 여러 국가가 하나의 지수에 묶여 있는 특성상 한 국가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개별적으로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따라서 신흥국 채권이 섞여 있는 지수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개별 국가의 경제상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기회를 찾는 편이 낫다.

회사채 역시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것이 유리하다. 회사채는 기업들의 신용등급에 따라 투자등급 채권과 고수익(하이일드) 채권으로 구분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기업의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요인은 재무건전성인데 재무건전성은 거시적인 환경변화로 인해 갑작스럽게 변화를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 지난해 시장변동성이 확대되면서 1,400억달러에 달하는 투자등급 채권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된 사례가 있다. 또 국제유가 하락으로 에너지 기업의 채권 가격이 급락했을 때 투자자가 큰 손실을 입었던 사례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시장의 움직임을 추종하는 패시브 전략은 투자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상대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시장상황은 여전히 불확실하고 변동성 역시 확대될 분위기다. 이럴 때일수록 시장에 의존하는 전략보다는 액티브 투자를 통해 보다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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