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바이러스' 공포 커진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WHO는 성명을 통해 지카 바이러스가 지난해 5월 미주대륙에서는 처음으로 브라질에서 발견된 후 이미 남미를 중심으로 미주 21개 국가·지역에 전파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주대륙 55개국·지역의 40%에 육박하는 수치다. 또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숲모기가 캐나다와 칠레를 제외한 미주대륙 전체에서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WHO는 임신한 여성들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지카 바이러스 유행지역 여행자는 반드시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고했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면역성을 가진 인구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지역으로 폭발적으로 확산되는 점이 우려된다"며 특히 임신 중 바이러스 감염과 소두증 간의 연관성을 시사하는 정황 증거가 있어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WHO는 모기 외에도 혈액을 통해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성적 접촉에 따른 전염사례는 한 건밖에 없어 이를 입증하려면 추가 증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인 성인의 경우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건강상 별다른 문제를 겪지 않는다. 증세도 발열·발진·두통·안구충혈 등 가벼운 독감에 가깝고 대부분 2∼3일에서 일주일 정도 지나면 자연스레 치유된다. 문제는 지카 바이러스의 이런 성질 때문에 뚜렷한 예방백신이나 치료법이 아직 없다는 점이다. 현재 브라질 정부와 세계 대형 제약업체들이 백신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른 시일 내에 개발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브라질 정부가 지난 17일 기록적으로 짧은 시간에 백신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이를 주도하는 정부 산하 부탄탄연구소 측은 3∼5년이 걸릴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현진기자 star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