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이번만큼은 발사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로 북한의 동창리 발사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6일 감행된 북한의 4차 핵실험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해 질타를 받은 쓰라림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전 관측은 이번에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를 감시하는 미국의 첩보위성망을 따돌리려 동창리 발사장 주변에 가림막을 설치해놨기 때문이다. 발사장 옆에 건설해 2개의 레일을 깔아놓은 대형 조립동에서 로켓 추진체를 조립해 야간에 발사대에 장착하고 가림막으로 가려놓으면 미국의 첩보 위성을 속일 수 있다.
북한이 기습적으로 발사를 강행할지는 시간의 문제다. 과거 세 차례 핵실험 이후에도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며 무력시위에 나섰다는 점에 미뤄 1주일 이내냐 아니냐만 다를 뿐 발사는 시간 문제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성능은 어떨까. 상당 수준에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한미일 3국의 정보당국도 여기에 대해서는 같은 견해를 갖고 있다.
군과 국방과학기술연구소(ADD)에 따르면 북한은 로켓의 사거리를 확장하는 엔진 시험을 계속해 1만 3,000여㎞ 가량의 로켓 추진체 개발을 마친 상태다. 이 정도 사거리는 북한에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거리이며,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해당된다.
더 주목할 점은 핵탄두 소형화 기술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미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상당히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핵탄두를 1t 이하로 소형화하는 데 성공한다면 개발 중인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에도 장착할 수 있게 돼 바다 속을 이동하면서 남한과 일본은 물론 괌과 진주만, 미국 본토 일부까지 사정권에 들어간다. 미국의 최대 관심사는 북한의 ICBM이 발사된 후 우주공간에서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필요한 재진입체 기술과 탄두 보호 기술 확보 여부다.
미사일이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엄청난 고열이 발생하는 데 안정적으로 자세를 잡고 탄두가 고열에 터지지 않도록 하는 기술은 미국, 중국, 러시아 정도가 확보하고 있다. 북한은 개발을 끝낸 KN-08을 한 번도 시험 발사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런 기술을 가졌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만약 장거리로켓을 발사하고 소형화와 재진입기술 확보까지 확인된다면 미국의 대북 압박 강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북한이 로켓을 쏠 때까지 한반도에 드리워진 긴장도 지속될 전망이다./권홍우기자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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