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60세 이상 노인 대상 ‘청춘과학대학’ 프로그램 실시
과학관·서울대공원·현대미술관 묶은 신개념 여행상품 출시도 준비
세계 최초 SF관 설치도 추진... 자연사관은 가족 단위 힐링용 공간으로 변모
“점점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스마트폰 사용법 등 어르신들이 알아야 될 과학기술을 교육하는 문제도 굉장히 중요해졌습니다. 올해부터는 학생뿐 아니라 노인을 위한 과학교육을 시작할 생각이에요.”
조성찬(57·사진) 국립과천과학관장은 최근 과천과학관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고령화시대를 맞아 노인 과학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청춘과학대학’ 프로그램 실시 계획부터 소개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조 관장이 과천과학관만의 차별 아이템으로 내놓은 야심작이다. 과천과학관은 대전에 있는 국립중앙과학관과 함께 미래창조과학부에 직속된 유이한 과학관이다. 중앙과학관이 주로 교과서적인 전시를 담당한다면 과천과학관은 전 연령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대중친화적으로 변모해야 한다는 게 조 관장의 판단이었다.
‘청춘과학대학’은 16주씩 총 2기로 뽑으며, 기수별로 60세 이상 노인 100명을 대상으로 한다. 1기 프로그램은 2월12일부터 26일까지 모집해 3월부터 6월까지 진행한다. ‘스마트폰 유용하게 쓰기’, ‘김치는 어떤 원리로 만들어지는가’와 같이 해당 세대의 관심 영역에 맞춰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조 관장은 “강연뿐 아니라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참소리에디슨박물관, 아침고요수목원 등과 같은 현장체험을 넣어 알차게 구성했다”고 자신했다.
과학관을 좀 더 대중화하려는 조 관장의 독특한 아이디어는 이뿐만이 아니다. 여행사와 함께 과천과학관과 인근의 서울대공원, 현대미술관을 한꺼번에 둘러볼 수 있는 ‘과천과학탐구여행’ 상품을 개발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예컨대 주말이나 방학을 활용해 단체팀을 모집한 뒤 오전에는 과천과학관에서 전자기 유도·정보통신기술(ICT) 체험존을 견학하고, 오후부터는 서울대공원의 숲속탐방로·식물원 등을 탐방한 뒤 현대미술관에서 자연을 표현한 비디오아트를 감상하는 일정이다. 2월부터 상품을 개발할 여행사를 모집해 10월 시범운영한 뒤 내년부터 본격 도입할 생각이다.
조 관장은 “과천까지 와서 과학관만 둘러보기보다 과천시의 우수 관광자원을 연계 활용하면 시너지 효과가 더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조 관장은 이와 함께 ‘스토리텔링’, ‘감성’ 등의 키워드를 가미한 과학관 자체의 리모델링 계획도 소개했다. 특히 로봇·생명과학 분야 등을 전시한 1층의 ‘첨단 1관’ 일부를 올 연말까지 세계 최초의 ‘미래상상(SF)관’으로 꾸밀 계획이다. SF관은 미래세상·우주도시·우주전쟁·에일리언 휴머니즘 등의 4개 테마로 구분된다. SF관 한쪽에는 2~3개 이상의 국내외 기업과 협력해 ‘기업존‘도 꾸린다.
조 관장은 “더 이상 과학기술 나열만으로는 상상력을 자극할 수 없다”며 “테마형 스토리텔링으로 미래지향적인 감성을 키울 수 있게 SF관을 꾸밀 것”이라고 강조했다.
2층에 우주·공룡 등과 관련된 전시물을 전시한 자연사관도 내년 하반기까지 ’힐링‘, ’감성‘ 등의 키워드로 재무장된다. 현재 6개 구역에 진열된 전시물을 ’우주의 탄생과 지구 환경‘, ’인류의 진화‘, ’공룡·동물의 세계‘ 등 3개 테마 중심으로 재편하고 ’공룡·동물의 세계 테마’ 구역 내에는 탐험가용 텐트를 놓아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쉴 수 있는 공간까지 제공한다.
조 관장은 “요즘 관람객들은 과학관에서 전시 관람·체험뿐 아니라 지적 만족과 문화적·심리적 만족까지 얻으려고 한다”며 “자연사관이 완성되면 ‘공룡과의 하룻밤’ 등 전시관 내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힐링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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