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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롱퍼터·명캐디 없이 정상에

PGA 혼다 클래식

5년 만에 쓴 일반퍼터로 제패… 롱퍼터 앵커링 논란에 종지부

윌리엄스 은퇴 뒤 거둔 첫 승

3R 4타 잃은 악몽의 베어트랩서 가르시아 추격 침착하게 따돌려


'롱 퍼터가 마법의 지팡이였다고?' 애덤 스콧(36·호주)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혼다 클래식에서 21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퍼터 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스콧은 2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의 PGA 내셔널 골프장 챔피언 코스(파70·7,518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로 이븐파 70타(최종합계 9언더파 271타)를 기록, 동갑내기 세르히오 가르시아(36·스페인·8언더파)를 1타 차로 제쳤다. 지난 2014년 5월 크라운플라자 인비테이셔널 제패 후 추가한 투어 통산 12승째로 우승상금은 109만8,000달러(약 13억5,000만원).

이날 우승이 특별했던 것은 5년간 써왔던 롱 퍼터가 아닌 일반 퍼터로 수확한 첫 승이기 때문이다. 스콧은 2011년부터 샤프트가 긴 롱 퍼터를 이용해 손잡이 끝을 가슴에 붙이고 퍼트를 했다. 2013년 마스터스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따낸 그는 2014년 한때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골프규칙이 올 1월1일부터 앵커링(anchoring·클럽 일부분을 신체에 고정한 채 스트로트를 하는 것)을 금지했다. 시계추 원리의 앵커링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논란에 따른 것이다. '과제'를 떠안은 스콧은 지난해 9월부터 일반 퍼터를 사용했으나 혼란 속에 주춤하며 세계랭킹은 13위까지 떨어졌다.



또 스콧은 2014년 말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가 은퇴한 후 첫 우승을 거뒀다. 윌리엄스는 전성기 시절 타이거 우즈와 함께한 특급 보좌관이다. 스콧으로서는 롱 퍼터와 윌리엄스 없이도 정상에 오르며 재도약을 선언한 셈이다. 스콧은 통산 12승 가운데 일반 퍼터로 이날 우승을 포함해 8승, 롱 퍼터로는 4승을 각각 올렸다. 세계랭킹은 9위로 올라 1년여 만에 톱10에 복귀했다. 아울러 40세 이하 현역 선수 가운데 최다승을 기록하게 됐다. 로리 매킬로이(27·북아일랜드)가 11승으로 그 뒤를 잇는다.

이날 팽팽하던 스콧과 가르시아의 승부는 잭 니클라우스가 공략이 까다롭게 설계한 '베어트랩(15번~17번홀)'에서 갈렸다. 스콧은 14번홀까지 1타 차로 앞섰지만 안심할 수 없었다. 특히 스콧은 전날 15번홀(파3)에서 두 번이나 볼을 물에 빠뜨리며 한꺼번에 4타를 잃은 악몽을 겪었다. 스콧은 16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가르시아는 16번과 17번홀(파3)에서 연속 보기로 2타 차가 됐다. 가르시아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스콧은 60㎝가량의 파 퍼트를 홀에 떨구며 1타 차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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