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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환자 갈 곳이 없다

질병관리본부 "요양병원 입원해야 간병비 지원"

요양병원선 "문제 많아 더는 못받겠다" 잇단 거부

국립의료원 입원자 등 60여명 병원없어 발만동동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뇌질환 등 합병증으로 요양병원이나 장기요양시설에서 지내야 환자 수십명이 갈 곳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요양병원의 건강보험 수가체계를 개편해 기능을 재정립하겠다는 정부의 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점도 이를 부추기고 있다.

11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에이즈·매독 환자 등도 만성질환자이거나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등 요건을 충족하면 요양병원에 입원할 수 있도록 한 개정 의료법 시행규칙이 지난해 말 공포돼 올해 말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월부터 간병비를 지원(월 40만원)하는 장기입원 에이즈 환자를 '요양병원 입원자'로 제한했다. 질본은 과거 에이즈 환자들을 입원시켰던 요양전문병원인 수동연세요양병원이 2013년 지정취소되자 입원환자 67명 중 17명을 국립중앙의료원·경찰병원으로 옮기고 간병인을 지원(월 180만원 상당)했다. 일반 요양병원으로 옮긴 이들에게는 월 30만원의 간병비를 지원했다. 하지만 '꽃동네 쉼터'나 호스피스병동, 집으로 옮긴 이들은 간병비를 지원받지 못했다. 수동연세요양병원 출신 간에도 지원액이 달라 형평성 논란이 일자 올해부터 지원액을 40만원으로, 지원대상을 요양병원 입원자로 통일했다. 요양병원에 입원할 에이즈 환자는 거대세포 바이러스가 중추신경계를 침범해 실명, 신경마비, 치매 등 노인성 질환을 앓는 이들이다. 그래서 누워서 지낼 수밖에 없고 의료적 처치보다는 간병인이 더 필요하다. 그 수는 이미 요양병원에 입원한 30여명과 아직 받아줄 마땅한 요양병원을 찾지 못한 40~60여명으로 추정된다.



이인규 대한에이즈예방협회 사무국장은 "최근 에이즈 환자의 요양병원 입원 문제가 부각되자 환자를 받아주던 요양병원 등에서도 더는 못 받겠다며 거부하고 있다"면서 "국공립병원에서라도 에이즈 환자를 받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요양병원에 입원할 에이즈 환자가 자꾸 발생하고 있어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와 의료기관이 요양병원·장기요양시설 중 어느 쪽으로 가야 할 대상인지를 명확히 구분해주고 사회적 편견을 개선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요양병원의 기능 재정립과 건보수가 체계 등을 개편해 의료형 전문요양시설을 허용함으로써 에이즈 환자 등을 돌보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개편 작업이 총선 이후로 연기돼 요양병원들이 에이즈 환자를 거부할 수 있는 명분을 주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에이즈환자 16명이 입원해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의 한 의사는 "에이즈 환자가 일반인과 같이 생활해도 병을 옮기지 않는다"며 "만성 에이즈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의료적 치료가 아니라 요양시설"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공립병원은 의료시설이 아닌 요양시설을 운영하지 못하도록 돼 있는 관련 법령과 제도를 고쳐 요양시설을 운영할 수 있게 하고 에이즈 환자 등이 이곳에서 편안하게 삶을 마감할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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