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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佛·사우디 안보 무임승차

오바마 "핵심 우방 책임회피, 짜증" 비난… 파장 클듯

임기 말이 다가오는 버락 오마마 미국 대통령이 중동정책을 놓고 영국·프랑스 등 핵심 우방들을 직접 거론하며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안보 무임승차자(free riders)' '짜증이 난다(aggravate)' 등 노골적 표현까지 서슴지 않아 자칫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공개된 월간지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1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이끄는 정권을 무너뜨렸던 '리비아 사태'를 언급하며 "유럽과 여러 중동국가들은 미국이 움직이기를 바라면서 스스로는 게임에 뛰어들지 않으려는 습관을 지난 수십년간 지속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영국을 콕 집어 국내총생산(GDP)의 최소 2% 이상을 국방비로 지출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더 이상 미국과 '특수한 관계'라고 부를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에게 "부담을 공평하게 져야 한다"고 이야기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각국 정상들에 대한 거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리비아 사태 당시 캐머런 총리가 "다른 일들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고 평가했으며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에 대해서는 "미국이 모든 방공체계를 없애고 군사개입을 위한 인프라를 갖춰놓았는데도 프랑스가 공습작전을 수행했다는 것을 자랑하기에 바빴다"고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중동의 전통적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서도 우방인지 아닌지 "복잡하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사우디와 이란의 경쟁은 시리아·이라크·예멘에서 대리전과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두 나라는 이웃 간 정을 공유하고 '긴장 속 평화(cold peace)'를 확립하기 위한 효과적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그는 사우디가 "인구의 절반을 억압하며 현대 국가로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며 여성인권 문제를 원색적으로 거론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쏟아낸 이례적으로 높은 수위의 발언에 영국·프랑스·사우디 등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은 오바마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캐머런 총리와 나눴다고 밝힌 대화 내용이 사실인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으면서도 "우리는 리비아에서 진정한 도전들이 남아 있다는 미국 대통령의 의견을 공유한다"며 파문 진화에 나섰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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