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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논단] 이젠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이다

조직 구성원에 꿈·열정 심어줘

신바람 나게 일할 풍토 만들면 주인의식으로 최고의 제품 나와

창출 가치도 바람직하게 분배를


기업이 어려운 역경을 뚫고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가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됐다. 위기를 미리 감지하고 고객의 새로운 니즈를 공감을 통해 포착한 기업가가 절실하게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아 실현하는 것이 잘 알려진 기업가정신의 성공원리다.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많은 성공사례는 기업가의 역할을 강조하며 사업중심의 기업가정신, 기업가주도의 기업가정신의 중요성을 확산시켜왔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기업가도 창업 초기의 절실함과 열정을 계속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기업의 경영권이 가족의 다음 세대로 넘어가게 되면 창업주가 기업은 물려줬지만 기업가정신은 물려주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 경우도 많다. 신생창업 기업에서 성장동력의 핵심이었던 기업가정신이 조직이 계속 성장하고 규모가 커지고 사업이 다각화되고 경영권이 이전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기존 기업가정신에 몇 가지 요소가 더해져 완전한 기업가정신으로 발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더 필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우선 기존의 기업가정신은 사업기회 포착 및 실현에 초점을 뒀고 인적 요소는 기업가 및 창업 팀 중심으로만 설명돼왔다. 물론 기업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성숙기업의 경우에는 기업가뿐 아니라 조직구성원 모두의 참여를 통한 기업가정신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구성원들에게 기업가형 경영자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수동적으로 상부의 지시를 이행하고 관리만 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업가형 경영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사업을 구상하고 추진하도록 조직의 경영방식과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즉 사업중심 기업가정신을 보완하는 사람중심 기업가정신(humane entrepreneurship)이 확산돼야 한다.

둘째, 전통적인 기업가정신은 기회 추구를 통해 새로운 가치 창출을 강조해왔으며 그 가치에는 경제적 가치, 사회적 가치, 개인적 가치가 다 포함된다. 그렇지만 기업가정신 사이클은 창출된 가치를 가장 바람직하게 나눌 때 완성된다. 더 나은 방식으로 창출된 가치 분배 및 사용이 이뤄질 때 기업가정신은 새로운 가치 창출을 더 촉진하고 이해관계자 및 조직구성원들의 동기 및 만족도 향상, 조직 활성화 및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셋째,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이 기업의 지속성장과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들의 비전공유·동기부여·역량강화가 필요하다. 먼저 조직구성원들에게 꿈과 열정을 심어줘야 하고(envisioning), 권한을 위임해 신바람 나게 일할 풍토를 만들어야 하고(empowerment), 새로운 사업과 업무를 실험하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하며(experimentation),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공유해야 한다(excellence). 이러한 실천원리가 실행될 때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이 정착할 수 있다.



넷째,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은 창의적 조직을 구축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조직의 여러 구성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새로운 패턴과 발전 경로를 발견할 수 있으면 그 기업은 한 사람의 최고경영자(CEO)에게만 의존하는 기업에 비해 동태적인 안정을 향유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이러한 새로운 발견을 위해서는 △관련이 적어 보이는 개념과 현상을 연계해 패턴을 찾아내는 연상하기 △기존 개념을 거부하고 통찰력을 바탕으로 질문하기 △가설이나 사업모형을 재빨리 실험해보고 확인해 불확실성을 감소시키는 실험하기 등의 발견 기술이 필요하며 많은 노력과 훈련·습관이 발견 기술을 발전시킨다.

이제 기업가정신은 창업기업과 기존기업에서 모두 잘 작동할 수 있어야 하며 사업중심과 사람중심의 균형 잡힌 총체적 기업가정신(total entrepreneurship)으로 발전해야 한다. 특히 기존 조직에서는 사내 기업가정신을 넘어서 모든 구성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이 자리 잡을 때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룰 수 있다.

배종태 KAIST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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