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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조 공룡조직 농협, 고강도 구조개혁 예고

김병원 회장 취임

"재무·조직 등 창립 이래 최대 위기… 안정화 대책 시급히 마련할 것"

비료 등 유통 전과정 재점검하고 경영성과엔 신상필벌 원칙 강조

농협중앙회 제23대 회장 취임식8
김병원 농협중앙회 신임 회장이 14일 서울 중구 새문안로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제23회 회장 취임식에서 참석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김병원 신임 농협중앙회 회장이 430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공룡조직인 농협의 강도 높은 구조개편을 예고했다.

다섯 번째 민선 농협 수장인 김 회장이 14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농협의 사업구조개편 이후 경영상의 구조적인 문제와 조직의 비대화와 중앙회의 재무상황이 날로 악화되는 등 창립 이래 최대의 위기상황에 놓여 있다"며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강도 높은 개혁과 체질개선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앙회 조직을 농업인과 농축협 발전에 기여하는 슬림화된 조직으로 개편하고 차입금 문제 등 중앙회 재무구조를 안정화시킬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유통 혁신도 예고했다. 김 회장은 "비료·농약·사료 등 농협에서 공급하는 자재가 비싸다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유통 전 과정을 꼼꼼히 재점검해 획기적인 개혁 방안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경영 성과에 대한 신상필벌 원칙도 내걸었다. 김 회장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에 대해서는 중앙회의 주주권 행사 차원에서 경영성과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권위적이고 불필요한 업무 처리, 지역·조직 이기주의와 파벌주의도 반드시 타파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중앙회와 농축협 사업 간에 경쟁이 가열돼 농축협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 체계를 손보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금융업에서 은행과 상호금융 간에 경쟁보다는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사업 개편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아울러 농축협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위해 여러 부서에 분산된 컨설팅 기능을 합쳐 '농축협 컨설팅 지원부'를 만드는 한편 '창조경제 농업지원센터'를 도 설립해 스마트 팜 육성 등에 나서기로 했다.

김 회장은 지난 1월 중앙회 대의원 선거를 통해 호남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중앙회 회장으로 뽑혔다. 그는 1978년 나주 남평농협에 입사해 남평농협 조합장 3선, NH무역 대표, 농협양곡 대표 등을 지냈다. 김 회장은 이날 취임식에 앞서 임직원들과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오후에는 경기도 고양에 있는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개원식에 참석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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