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29일 자율협약 들어갈 듯

현대상선 채권단은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산업은행 본사에서 제1차 채권단 실무자회의를 열어 현대상선의 자율협약 승인 건을 부의했다. 이날 안건은 자율협약 신청 건과 금융기관 채무 원금과 이자 상환 3개월간 유예다. 산은은 29일 제2차 채권단회의를 소집해 안건에 대한 동의를 받게 된다. 채권단이 전원 동의해야만 자율협약에 들어갈 수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날 첫 회의에서 자율협약 승인과 채무 유예 등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어 29일에는 자율협약을 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출자전환 등 채무 재조정은 현대상선의 용선료 재협상 이후 다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상선은 다음달 중 사채권자집회를 재소집해 4월 연체 회사채뿐만 아니라 7월 만기 도래 등 모든 회사채 연장 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용선료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면서 사채권자집회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용선료 인하 협상은 개별 선주들과의 사적 계약인 만큼 합의점을 찾기 어려워 난항을 보였으나 현대상선이 인하분에 대해 출자전환 및 장기채무 전환 카드를 보이면서 분위기가 반전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의 경우 전체 부채(4조8,000억원) 중 금융사 부채는 1조2,000억원가량으로 부채의 3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금융권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 본사에서 열린 사채권자 집회에서 다음달 7일 만기가 돌아오는 1,200억원의 무보증 사채 만기일을 3개월 연장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참석한 채권자의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해 만기 연장이 무산됐다. /김보리기자 bori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