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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 1·4분기에 4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최근 6개 분기 중 최악의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 평균판매단가(ASP) 급락이 실적 악화 전망의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올 1·4분기 4조원대 후반에서 5조원대 초반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삼성전자가 4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낸다면 지난 2014년 3·4분기 이후 가장 6개 분기 만에 가장 낮은 실적을 내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올 1·4분기 매출액 49조2,300억원, 영업이익 4조9,3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증권사들 중에 삼성전자의 1·4분기 영업이익을 4조원대로 추정한 곳은 미래에셋증권이 처음이다. NH투자증권은 매출액 48조8,000억원, 영업이익 5조70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고 삼성증권은 매출액 46조원, 영업이익 5조2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올 1·4분기 실적 전망치가 4조원대까지 내려간 이유는 반도체 단가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반도체 부문 평균판매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을 압박하고 있다"며 "올 1·4분기에도 D램 평균판매단가는 전년 동기 대비 15%, 낸드플래시는 11%가량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경민 삼성증권 연구원도 "D램 출하량은 과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가격이 기존 예상치에 비해 더 많이 떨어져 수익성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스마트폰 부문의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보여 반도체 부문의 이익감소분을 어느 정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분기당 평균 8,000만대가량의 스마트폰을 세계 시장에 출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연구원은 "올해 1·4분기에 환율 여건이 좋았고 가상현실기기(VR) 프로모션에 힘입어 '갤럭시S7' 신제품 예약 판매가 양호한 편이었다"며 "제조원가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여 스마트폰 부문의 수익성은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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