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업여신 떠맡다가… 국책銀 건전성 '골병'] 충당금 빠듯한 산은, 증자카드 현실화 할까

금감원 "자본확충 필요" 불지피기

"결국 국민에 부담 떠넘기기" 비판


정부가 대주주인 국책은행이 부실해지자 금융당국 일각에서는 결국 재정을 동원한 증자가 해법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은 이미 많은 부실채권을 보유하고 있고 앞으로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이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부실채권에 충분한 충당금을 쌓으려면 결국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논리다. 그러나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부담이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비판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22일 "산은과 수은 등 국책은행들이 대기업 부실채권을 떠안으면서 건전성 저하가 우려스럽다"면서 "배당유보·증자 등을 통해 자본금을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은은 정부가 지분 100%를 갖고 있어 매년 정부에 직접 배당한다. 지난 2012년부터 지금까지 산은이 현금배당한 금액은 6,273억원에 달한다. 특히 2013년 이후 산은 민영화가 전면 중단되고 국책은행으로서 기업 구조조정 역할이 증대되자 금융당국 일각에서는 산은의 배당을 줄이고 그 돈을 구조조정에 써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실제 이 같은 기류를 반영해 산은의 배당금은 2012년 3,479억원에 달했다가 2014년에는 없었고 2015년에도 462억원에 그쳤다.

현재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 비율이 78.8%인 산은이 충당금 100%를 채우려면 1조5,00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이미 지난해 말 1조9,000억원의 순손실을 낸 산은이 올해 대규모 수익을 내지 못하면 충당금은 자본금을 늘려 메우는 수밖에 없다. 자본금을 지렛대 삼아 약 10배 이상 자금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천억원대의 증자가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다만 배당 자제보다 적극적인 조치인 증자 필요성에 대해서는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금융위원회 고위관계자는 "산은의 부담이 과거보다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자본 여력이 있다"면서 "기획재정부와 증자를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산은은 국내 신용평가사의 평가를 기준으로 AAA등급인 산업금융채권(일종의 산은 회사채)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여기에 산은이 지분을 가진 한국전력이 지난해 11조원의 영업이익을 낸 점도 산은의 자금 숨통을 틔우는 요소다. 한전은 이익금을 배당확대에 우선 투입하기로 해 32.9%의 지분율로 최대주주인 산은은 현금배당만 6,500억원을 받게 됐다.

다만 기업 부실채권에 따른 충당금 부담이 커지면 증자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금융위 관계자는 "산금채를 통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충당금 확충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졌을 때 외국 투자가들의 지적이 늘었다"면서 "정부가 대주주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증자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수은에 1조원을 출자해 자본을 확충했다. 수은은 2008년과 2009년, 2011년과 2012년에도 출자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성동조선과 SPP조선의 부실이 불거지면서 BIS 비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졌다. 수은과 농협이 충당금 100%를 맞추는 데 필요한 돈은 각각 8,000억원 수준이다. /임세원· 조민규기자 why@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