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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 2016] 다이아몬드 교수, 문명발달 수수께끼 풀어낸 '통섭의 대가'…한글사랑도 각별

인문학·자연과학 넘나들며

인류 역사·문명 한눈에 꿰뚫어

최근엔 환경·기후변화 문제 관심

"한글은 가장 뛰어난 문자체계"

'총,균,쇠'에 한글 우수성 싣기도

인류 미래 담은 신간 내달 출간

재레드 다이아몬드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교수




“인류의 역사를 무기(총)와 질병(균), 금속(쇠)으로 완전히 꿰뚫어 본 게 다이아몬드 교수입니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겸 국립생태원장은 재레드 다이아몬드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교수를 이렇게 설명한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총, 균, 쇠’를 통해 인류의 역사와 무엇이 문명 간의 차이를 낳았는지를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다이아몬드 교수는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넘나드는 통섭의 대가다. 생리학자와 의과대학 교수를 거쳐 생태학과 진화생물학을 다루고 요즘은 UCLA에서 지리학과 교수를 맡고 있다.

다이아몬드 교수의 대표작인 ‘총, 균, 쇠’는 영향력이 큰 책이다. 지난 1998년 퓰리처상을 받은 ‘총, 균, 쇠’는 ‘왜 어떤 민족은 다른 민족의 정복과 지배의 대상이 됐는가?’ ‘왜 원주민은 유럽인들에 의해 도태됐는가?’ ‘왜 각 대륙마다 문명의 발달 속도에 차이가 있는가?’ 같은 의문에서 출발한다. 실제 다이아몬드 교수는 뉴기니에서 조류학자로 일할 때 받은 “당신네 백인들은 왜 그렇게 많은 화물을 만들 수 있습니까?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총, 균, 쇠’를 쓰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책에서 총과 병균과 금속이 인류 역사에 미친 영향에 대해 분석한다. 말 그대로 총과 병균·금속이 개별 문명발달과 서로 차이가 나는 과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얘기다. 특히 문명 간 격차는 인종의 문제가 아니라 야생 동식물을 가축화·작물화할 수 있었던 주변 환경이 원인이라는 주장을 편다. 다이아몬드 교수가 ‘총, 균, 쇠’를 “지리적 조건이 지난 1만3,000년간 전 세계인의 역사에 미친 영향을 밝히는 책”이라고 소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가 이름을 떨치게 된 것은 ‘제3의 침팬지’라는 책 덕이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 책에서 인간과 동물의 차이, 인간다움을 논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됐고 과학 대중화에 기여한 공로로 영국 과학 출판상과 미국 LA타임스 출판상을 수상했다.

‘총, 균, 쇠’를 시작으로 한 문명대연구 3부작도 세계적으로 이름나 있다. 인류 역사의 탄생과 진화를 다룬 ‘총, 균, 쇠’를 시작으로 문명의 위기와 종말을 다룬 ‘문명의 붕괴’, 우리 사회의 위기를 타개할 방법을 찾는 ‘어제까지의 세계’가 그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어제까지의 세계’를 두고 “레비스트로스의 고전 ‘슬픈열대’를 넘어선 인류학의 새 고전이 될 것”이라고 추어올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환경과 기후변화가 인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많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50년뿐”이라고 강조하는 다이아몬드 교수는 환경과 기후변화 문제의 해결 없이는 인류의 미래는 없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총, 균, 쇠’가 가장 유명하다. 2005년 국내 정식 출간 이후 서울대 도서관에서 수년간 1위 도서로 뽑혔고 고려대 서창캠퍼스 추천도서 100권에 이름을 올렸다.

인기는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는데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1월 경영포럼에서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책 ‘총, 균, 쇠’를 언급하며 “생존하려면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도 친구인 최재천 교수에게 ‘총, 균, 쇠’에 쓰인 문구의 정확한 의미를 묻고 새벽 2시까지 토론했다고 한다.

다이아몬드 교수의 ‘한글 사랑’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총, 균, 쇠’의 한국어판에서 한글을 두고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게 고안된 문자 체계”라고 언급하면서 “세종과 집현전 학자들은 세계의 어떠한 문자 체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놀랍고도 새로운 원칙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총, 균, 쇠’에도 한글의 우수성 사례로 시인 김소월의 시 ‘산유화’가 실려 있기도 하다.

추가로 우리나라와 일본에 대한 관계도 고찰하고 있는데 ‘총, 균, 쇠’의 증보판에서는 “규모는 명확하지 않지만 한국인의 이주가 현대 일본인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추정하고 있다. 그만큼 다이아몬드 교수는 우리나라에 관심을 두고 있고 떼려야 뗄 수 없는 학자인 셈이다.

다음달에는 신간이 나온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김영사)’가 제목으로 부제는 ‘인류의 내일에 관한 가장 중대한 질문’으로 달렸다. 지속 가능한 문명을 위해 인류사회를 비교한 책이라는 게 김영사 측의 설명이다.

자연스럽게 최근 화두이자 ‘서울포럼 2016’의 주제인 인공지능(AI)과 바이오 등에 그가 내놓은 진단과 방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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