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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두고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선정 논란

여당 후보 “검토”, 정부 “정해진 바 없다”

조선업종이 첫 번째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4ㆍ13 총선을 목전에 두고 여당 후보는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고 하는 반면 정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제기된다.

20대 총선 거제시선거구에 출마한 김한표 새누리당 후보는 8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7일 전화를 걸어와 조선업종의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과 지원 내역 확대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용부는 “이 장관이 먼저 전화를 건 것이 아니라 김 후보 측에서 전화연결을 강하게 요청한 것”이라며 “조선업 등 경영상황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업종에 대해 업계 및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이며 지정 여부, 시기, 지원 내용 등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조선ㆍ철강ㆍ해운 등 위기 업종을 두루 보고 있는 상황으로 아직 실무 차원의 검토 단계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고용부는 지난 3월 거제, 울산, 통영지역을 대상으로 현장실사를 진행했다.

이와 관련 수주 가뭄과 수조원대 적자 등 조선 경기의 심각한 불황으로 인해 대량 실직이 일어날 거라는 우려가 높다. 대우조선해양 노조와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거제 지역에서만 최소 2만명의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고용대란이 빚어질 것”이라며 거제를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하고, 조선업종은 특별고용위기업종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고용위기지역 혹은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지정됐을 때의 정부 지원은 유사하다. 다만 거제지역은 기업의 도산, 구조조정 등으로 실업자나 비자발적 이직자 수가 전년도 전체 고용자 수의 5%를 넘어야 한다는 고용위기지역 지정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와 달리 지난 연말부터 시행된 특별고용지원업종은 고용부 장관이 주재하는 고용정책심의회에서 지정할 수 있다. 지정되면 해당 업종의 사업주ㆍ근로자가 고용유지지원금, 특별연장급여, 전직ㆍ재취업 등을 지원받는다. 매출액의 50% 이상이 해당 업종과 관련된 협력업체까지 해당된다.

지정기준은 ▦해당 업종의 기업경기실사지수 등 경기 동향 ▦대량고용변동 및 경영상 해고 등 고용조정 상황 ▦주요 기업의 재무적 상황 ▦사업축소 등으로 인한 협력업체 고용변동 상황 등이다. 아직 지정된 업종은 없는 상태다.



다만 개별 기업이 아닌 조선업종 전체에 적용된다는 점이 관건이다. 지난해 1조 5,000억원의 적자를 내면서도 현대중공업 노조는 임금 인상, 성과급 지급, 성과연봉제 폐지 등 무리한 임단협 요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임금ㆍ복지 수준을 낮추려는 노사의 자구 노력 없이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하게 될 경우 거세 여론의 비난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특별고용지원업종이 총선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여당 후보와 고용부 장관이 직접 전화통화 한 것 자체가 선거의 공정성에 논란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선거가 끝난 후 여러 상황에 의해 지켜지지 않을 확률이 있는데도 정부가 후보자들의 요구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은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감성을 자극하는 포퓰리즘 식의 정치 행위에 대해 유권자들은 잘 가려서 한 표를 행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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