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위암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복강경 수술’과 관련한 다양한 임상연구 결과들이 소개되는 큰 장(場)이 한국에서 열린다.
15일 대한위암학회에 따르면 오는 20~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016년 한국 국제위암학술대회(KINGCA)가 개최된다. 세계 각국 위암 관련 전문가들이 한데 모이는 자리인 셈이다.
국제 규모의 학술대회 전환 이후 올해 3회째를 맞는 이번 학술대회는 제6차 아시아·태평양 위식도암학회와 공동 개최돼 그 의미를 더한다. 전 세계 25개국에서 670여명(외국인 200명 이상)이 이미 사전등록을 마쳤다. 주최 측은 현장등록까지 포함해 700여명이 학술대회에 참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한광(사진) 대한위암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교수)은 “위암 치료의 대표적 선진국이었던 일본위암학회의 2016년 학회 참가국 수가 불과 5개국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학술대회에 24개국이 참가한다는 것은 한국 위암 치료 및 연구가 세계를 선도하는 리더 수준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목할 점은 위암 분야에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 의료진 100여명이 이번 학술대회 참가 의사를 밝힌 점이다. 2014년 20명에 그쳤던 중국 의료진 참여는 지난해 55명에서 올해 100여명으로 눈에 띄게 느는 등 한국 선진 의술을 배우기 위한 중국 의료계의 추격이 예사롭지 않다.
과거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아시아에서 위암 치료를 가장 잘하는 곳은 일본이었다. 유수의 한국 의료진이 직접 찾아가 배워오던 때가 비일비재했다. 10여 년이 흐른 지금, 상황은 뒤바뀌었다.
한국 의료계의 위암 부분 연구가 이제 유수 선진 의료 국가가 인정하는 수준까지 발돋움하게 된 것. 외려 지금은 한국 대표 병원을 찾아 의술을 보고 익히는 각국 의료진이 더 많다. 위암 수술 중심축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넘어오는 변곡점이 된 것은 단연 복강경 수술이다.
복강경 수술은 개복하지 않고 0.5~1.5㎝ 크기의 구멍 4~5개만 뚫고 뱃속을 훤히 들여다보며 수술하는 방식이다. 복강경 위암 수술은 안전성과 치료 효과를 검증받으며 현재 조기 위암 수술의 표준치료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복강경 수술과 개복 수술의 비교 연구, 4기 위암(위암 말기)에서의 위절제술의 임상적 의미 등이 주요 발표 내용으로 예정돼 있다. 또 위암 전문 병실, 외래, 수술실 전문 간호사들이 참여하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술대회의 전문성을 높였다.
김욱 학술위원장(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교수)은 “과거에는 국내 의료진이 일본에 가서 위암 치료방식을 배워왔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대장암 등 다른 분야의 암에서도 한국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위암 분야는 아시아권에서 한국이 독보적”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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