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낮췄다. 수출감소 등을 원인으로 기업의 투자가 급감하면서 성장률도 떨어질 것이란 게 한은의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19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전망치였던 3.0%보다 0.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4분기 실적이 1월에 예상했던 것에 미치지 못했고, 유가의 추가 하락 등 여러 요인으로 세계 경제 성장률과 교역 신장률 전망치가 낮아진 게 주된 원인”이라며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의 배경을 밝혔다. 한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2%에서 3.1%로, 교역 신장률은 3.1%에서 2.9%로 각각 낮췄다.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가장 큰 요인은 수출감소로 인한 설비투자의 부진이었다. 한은은 기존 2.2%였던 상품수출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크게 낮췄다.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은 3.8%에서 0.9%로 네 토막 났다. 한은 관계자는 “대내외 경기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기업의 투자 계획이 축소됐다”며 “낮은 제조업 가동률 및 재고 수준도 추가 설비 확충을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민간 소비는 연초의 부진에서 벗어나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올해 1~2월은 개별 소비세 인하 종료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실시 등의 반사 효과로 민간 소비가 큰 폭으로 감소했었다. 한은은 당초 올해 전년 대비 2.4% 늘 것으로 예상했던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를 2.3% 소폭 하향 조정했다.
또 한은은 건설투자는 당초 예상(3.5%)보다 0.9%포인트 상승한 4.4%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 전망에서 1.2%로 낮아졌다.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1.8%)와 식료품·에너지 제외 물가지수(.19%)는 전망치가 유지됐다.
취업자 수는 당초 34만명보다 다소 하락한 33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980억달러에서 960억달러로 소폭 줄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2분기 이후부터는 우리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하는 전망은 1월 전망과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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