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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금융전략포럼]조영서 "골드만삭스 이젠 IT기업...국내 금융, 빅데이터·모바일로 혁신해야"

■조영서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 주제강연

금융업, 저금리 기조·비대면고객 증가로 한계

자본보다 새 플랫폼 확보가 미래 경쟁력 좌우

ICT·위치정보 기반 생활밀착 서비스가 살길

조영서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가 21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10회 서경 금융전략포럼 2016’에서 ‘디지털 금융혁명’에 대해 주제강연을 하고 있다./권욱기자 ukkwon@sedaily.com




“지난해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스스로를 ‘테크 회사(a Tech company)’라고 선언했습니다. 국내 금융회사들도 정보통신기술(ICT)이 조직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전면 개편해야 합니다. 빅데이터와 모바일을 축으로 금융혁신을 추진해야 합니다.”

조영서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는 21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서경 금융전략포럼’ 주제강연에서 디지털 금융혁명의 시대를 맞아 국내 금융업체들이 ICT 혁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파트너는 현재 국내 금융업체들이 위기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저금리 기조로 인한 수익 감소, 비대면 고객 증가에 따른 영업환경의 변화, ICT 기업 등 이종업체와의 경쟁 등으로 기존 사업모델이 한계에 부딪쳤다는 것. 조 파트너는 “경제환경의 변화가 ICT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해결책도 디지털에서 찾아야 한다”며 골드만삭스의 사례를 들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비롯해 중요 의사결정체에 ICT 담당 임원이 상당수 포진해 있고 전체 인력 3만6,000여명 가운데 30% 인력이 ICT 관련 인력과 엔지니어다. 또 연간 2조~3조원을 신규 플랫폼 개발 등에 투자할 정도로 ICT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조 파트너는 “국내 금융업체들도 골드만삭스처럼 ICT를 핵심 경쟁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렇다면 국내 금융업체들이 디지털 혁명을 어떻게 달성할까. 그가 내놓은 해결방안은 빅데이터와 모바일이다. 빅데이터와 관련해선 비금융권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5년 전부터 빅데이터가 금융업에 도입되면서 ‘빅데이터’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다”며 “빅데이터와 관련해 중요한 것은 금융권의 정보를 잘 활용하는 수준이 아니라 비금융권 데이터를 융합해 고객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비금융권 데이터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례가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이다. 대부분의 소상공인들은 기업처럼 재무제표를 정확히 기입하지 않는다. 금융권에서 이러한 소상공인에 대해 대출 여부를 결정할 때 재정상황을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 미국에서는 현재 금융과 비금융 데이터를 조합해 이러한 소상공인의 사업현황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조 파트너는 “미국의 ‘온데크(OnDeck)’라는 소상공인 대출사업 사이트는 맛집 평가 사이트 ‘옐프닷컴(Yelp.com)’의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다”며 “옐프닷컴에서 식당 이용객들이 평가한 리뷰와 추천지수 등을 바탕으로 식당의 영업실적 여부를 예측한 뒤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비금융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자동차 보험료 산정도 현재보다 공정해질 수 있다. 국내 대다수 보험사들은 보험료와 관련, 나이와 성별·운전경력 등을 기초로 산정한다. 20대 초반의 남성의 경우 40대 중반의 남성보다 일반적으로 보험료가 더 높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인구통계학적인 정보에 기초한 것일 뿐 개인별 보험료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 만약 자동차 운행 데이터에 기반해 보험료를 산정한다면 개개인에게 더 적절한 보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프로그레시브(Progressive), 인제니(ingenie) 등 해외 보험 업체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적정 보험료를 산정한다. 조 파트너는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해외 보험 업체들은 주행거리·운전시간·속도 등 운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전자의 습관을 파악하고 저위험 운전자로 분류하면 최고 30%까지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형태로 비용을 산정한다”며 “이러한 자동차 운행 관련 빅데이터(텔레매틱스)를 활용하면 보험사는 위험도를 낮출 수 있고 다수의 선량한 운전자들은 보험료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파트너가 강조한 두 번째 디지털 혁명의 단추는 모바일이다. 그는 “앞으로 금융 서비스는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금융 수요를 즉각적으로 서비스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며 “모바일 기기를 통한 생활 밀착형 금융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제시한 대표 사례는 독일 통신업체가 내놓은 ‘마이크로 보험’이다. 이 보험은 필요한 순간 즉시 가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령 스키장에서 슬로프에 오르기 전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상해보험에 가입하는 형태다. 조 파트너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적은 비용으로 위험부담을 낮출 수 있고 보험사들은 소비자들에게 적시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모바일 기기와 위치기반 서비스를 결합하면 이러한 형태의 금융 서비스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신용카드 고객을 위한 맞춤형 상품도 위치기반 서비스를 바탕으로 하면 더욱 정교해진다. 가령 신용카드 고객이 자동차 매장에 방문한다면 스마트폰을 통해 오토론 추천 정보가 자동으로 제시되는 것이다. 또 신용카드 이용객이 스마트폰을 통해 검색한 아이템과 관련 쇼핑매장을 지날 때 할인쿠폰이 전송되는 형태의 서비스도 가능하다. 조 파트너는 “고객의 필요에 맞춘 적시 대출상품을 내놓는다면 구매율을 높일 수 있다”며 “위치정보와 ICT를 기반으로 한 생활 밀착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야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파트너는 국내 금융업체의 디지털 전환이 피할 수 없는 숙제라는 점을 다시 언급하며 주제강연을 마쳤다. 그는 “앞으로 금융업체의 경쟁력은 자본력보다는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적응과 빅데이터의 확보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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