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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DP) 분야의 선전에 힘입어 5분기 만에 영업이익 7조원대를 회복했다. 이는 6조원대 중후반을 예상했던 증권업계의 전망치를 웃도는 수치로, 특히 지난해 4·4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증가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3·4분기 실적 상승에는 환율효과가 적지 않았고 시장 상황도 불확실해 향후 실적 추이를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3·4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51조원, 영업이익 7조3,000억원의 잠정실적을 올렸다고 7일 밝혔다.
2·4분기에 비해 매출은 5.07%, 영업이익은 5.8% 늘었다. 지난해 2·4분기에 영업이익 7조1,900억원을 낸 뒤 1년여 만에 다시 7조원대로 올라섰고, 특히 지난해 1·4분기(8조4,900억원)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3·4분기 영업이익을 6조6,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했었다.
삼성전자는 특히 지난해 3·4분기 '갤럭시 S5'의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4조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가 4분기 연속 이익 규모가 증가하는 'V자형' 흐름을 보이고 있다. 분기 매출도 지난해 4·4분기 이후 3분기 만에 다시 50조원대로 올라섰다.
실적호조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분야가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반도체 사업에서만 3조원대 중후반의 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는 영업이익이 소폭 상승했거나 제자리걸음을 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의 한 고위관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분야의 실적이 좋았고 TV·생활가전 등도 견조한 실적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환율도 수익성 개선에 한몫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부품 대금을 대부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최근 달러화 강세에 따른 환율효과를 누린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번 실적이 '착시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 내부에서도 이번 실적만으로 앞으로의 상황을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3·4분기에만도 원·달러 환율이 6%가량 올랐다"며 "중국 경기둔화 흐름과 미국 금리 인상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4·4분기 실적을 봐야 삼성전자의 진짜 실력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필·서일범기자 susop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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