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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베일 벗은 TPP 협정문… 가입전략 정교하게 짜라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최종 협정문이 베일을 벗었다. TPP 가입 12개국 중 한 곳인 뉴질랜드가 처음 공개한 협정문에 따르면 시장개방 수준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보다 비슷하거나 높았다. 역외국가에서 원재료의 일부를 역내국으로 들여와 일정 수준 이상의 부가가치만 만들거나 회원국 안에서 생산된 제품을 자국 생산물로 인정해 관세를 없애는 '완전 누적원산지'도 확인됐다. 서비스와 지식재산권 보호 등도 한미 FTA보다 한발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TPP에 대해 가졌던 막연한 우려가 구체적인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협정문 내용은 우리의 TPP 가입이 필수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기계, 전자·전기의 경우 미국은 일본에 대해 대부분 관세를 즉시 철폐했지만 한미 FTA에서는 10년에 걸쳐 폐지된다. 우리로서는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연간 무역규모 10조달러의 초거대시장을 앉아서 내줄 수는 없다. 가뜩이나 부진에 빠진 우리 수출인데 TPP까지 모른 체한다면 앞날은 가시밭길일 수밖에 없다. 무역의 중심축이 양자 간 FTA에서 다수 국가가 참여하는 메가 FTA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 역시 우리가 TPP를 외면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무턱대고 덤볐다가는 수출 확대는커녕 비싼 가입비만 낼 우려도 있다. TPP 협정문이 현재 우리가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중국·인도 등과 추진하고 있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어느 때보다 세심하고 정교한 가입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지나치게 서둘러 우리 스스로 불리한 여건을 만들 필요는 없다. 다행히 각국의 비준 등 협정 발효까지 2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조항을 조목조목 따져 유불리를 판단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전략을 짜야 한다. 특히 쌀 시장 개방은 민감한 이슈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TPP나 RCEP에 가입하면 무조건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착각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승패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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