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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대란'에 뜬 색다른 日보육서비스

맞벌이 증가에 2만명 입소대기 '보육 대란'

단시간 아이 보호 '送迎 보육스테이션'

24시간 돌보는 '고가 베이비호텔' 눈길

미인가 민간시설 급증...대형화·체인화 추세

키즈하나하나 롯폰기점 /홈페이지 캡처




일본 사이타마현 소카시의 한 소에이(送迎) 보육 스테이션에서 아이들이 통학버스에 타고 있다. /소카시 홈페이지 캡처


# 네 살배기 아들을 둔 A(43)씨는 매일 아침7시 아이 손을 잡고 지바현 JR마쓰도역 인근 빌딩의 ‘소에이(送迎) 보육 스테이션’으로 향한다. 아이는 이곳에서 한 시간 정도 놀다가 다른 아이들과 함께 통학버스를 타고 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보육원으로 간다. 오후4시 하원할 때도 마찬가지다. A씨는 퇴근 후 보육원이 아닌 소에이 보육 스테이션으로 가서 아이를 데려온다.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하나씩 생기기 시작한 이 시설은 현재 지바·사이타마현 등 총 18곳으로 늘어났다.

# 롯폰기힐스와 미드타운 등 고층빌딩이 맞닿아 있는 도쿄의 대표적 오피스 거리 롯폰기에도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이 있다. 한국의 키즈카페처럼 알록달록한 장난감이 아이들을 맞아주는 ‘키즈하나하나 롯폰기점’이 바로 그곳. 24시간 아이를 봐주는 보육시설이지만 정부 인가를 받지 않은 키즈하나하나는 1970년대부터 도심 인근에 잇따라 세워진 ‘베이비호텔’ 중 하나다. 이곳은 ‘제철 영양식과 고급 호텔타월’을 내세우며 2만8,000엔 상당의 입회비를 낸 회원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원은 이용시간에 따라 별도 이용료(최대 18만엔)를 내고 아이를 맡긴다.

보육원 입소대기 아동이 2만명을 웃돌 정도로 극심한 시설부족에 시달리는 일본에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사업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맞벌이 부부가 많은 도시를 중심으로 떠오르는 이들 신사업은 정식인가 보육원에 보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부모들의 대안으로 꼽히지만 정부가 민간 영역에 보육 서비스 의무를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베이비호텔은 양극화된 일본 보육 시스템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다. 1970년대 첫선을 보인 후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진 1990년대 급증한 베이비호텔은 부족한 공적 보육시설을 뒷받침하는 한 축으로 성장해왔다. 특히 ‘보육대란’이 발생한 최근에는 인가 보육원보다 몇 배 비싼 월 10만엔이라는 가격에도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맡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3일 요미우리신문은 정부가 심야보육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 탓에 24시간 보육시설인 베이비호텔을 이용하는 아동이 총 1,749개 시설, 3만2,523명(2015년 3월 기준)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보육원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 중인 아동 2만3,167명보다 1만명 가까이 많다. 베이비호텔은 정부로부터 세제지원 등 여러 혜택을 받는 인가시설과 달리 온전히 학부모가 내는 돈으로 운영되는 만큼 초호화 키즈카페를 떠올리게 하는 키즈하나하나가 있는가 하면 심야근무를 해야 하는 한부모 가정 등이 저렴한 가격에 맡기는 열악한 시설도 공존한다. 특히 신문은 베이비호텔에 정부의 손길이 닿기 어려워 심야에는 경험 없는 학생 등이 임시직원으로 일하며 아이들의 목욕과 취침을 도와주는 편법적 상황을 지적했다. 그러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여성과 노인 등 취약계층의 활발한 사회활동을 돕겠다며 내세운 ‘1억 총활약 플랜’에도 수년간 이어진 보육대란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 같은 미인가 보육시설이 대형화·프랜차이즈화하는 추세다.

일본을 대표하는 화장품 기업인 시세이도는 아예 직접 보육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003년부터 도쿄 본사 인근에 임직원용 보육시설을 운영해온 시세이도는 그간의 운영 노하우에 더해 전문보육 서비스 업체와 제휴해 관련사업을 벌이겠다고 올 1월 공식 발표했다. 현재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준비작업 중인 시세이도는 이르면 하반기부터 보육원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벤처기업들도 급증하는 보육 수요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 유치원 하원 및 단시간 아이 보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즈마마는 1시간에 500~700엔이라는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벤처기업 가라즈도 최근 24시간 예약이 가능한 베이비시터 매칭앱 ‘키즈라인’을 내세워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앱은 베이비시터와 부모를 1대1로 연결해주기 때문에 일반 시터 서비스 이용요금보다 30% 가까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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