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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자발적 구조조정과 아쉬운 골든타임

이덕선 케이블TV 하나방송 대표





케이블 방송의 경쟁력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출범하던 20여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게 성장했다. 이제는 케이블 채널만 골라 보는 시청자층도 많아졌고 한류 확산의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는 방송사업자까지 나온 것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 크다. 우리 케이블 SO도 콘텐츠 사업자와 함께 케이블 방송을 지금의 위치로 성장시켜온 당당한 주역이라 자부할 만하다.

그러던 케이블 산업이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케이블(MSO) 1위인 CJ헬로비전은 SK텔레콤과의 피인수합병이 발표됐고 다른 케이블 MSO의 매각설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전국사업자인 덩치 큰 인터넷TV(IPTV)와 경쟁해야 하는 소규모 개별 SO들의 어려움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지금까지 케이블 SO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고 있는 선수처럼 불리한 경쟁조건에서 사업을 진행해왔다. 오히려 IPTV가 체급이 큰 선수인데도 케이블 SO에 더 불리한 룰이 적용됐다. 케이블 SO에는 방송법으로 많은 규제조건이 붙었지만 지난 2008년 새로 출범한 IPTV는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받았다. 이러한 까닭에 최근 정부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케이블 SO의 기술 규제를 완화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정부의 노력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이 되고 말았다. IPTV로 기울어진 유료방송 시장의 중심 추는 균형을 회복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유료방송 1위 사업자는 IPTV와 위성방송을 모두 제공하는 KT로 2위 사업자보다 두 배 정도 많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더구나 통신진영의 IPTV는 유무선 결합상품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성장 속도가 좀처럼 꺾일 것 같지 않다.

현 추세대로라면 케이블 SO의 사업 전망은 더 불투명해질 것이다. 아무런 대책이 취해지지 않는다면 콘텐츠, 방송, 사물인터넷(IoT), 기가인터넷 등 방송통신 생태계(CPND)의 한 축이 고장 나며 방송산업 전체의 건강성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또 케이블 SO의 종사자는 물론 협력업체까지 포함한 다수의 고용 안정성도 취약해질 것이 뻔하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사업자들이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선 사례가 바로 SK와 CJ 간 인수합병(M&A)이다.



그러나 이번 M&A와 관련해 진행되는 논쟁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반대를 위한 무조건적 반대와 현실을 무시한 업계의 이해관계만 반영된 편협한 주장만 넘치고 있다.

정부는 여러 이해당사자의 주장에 귀 기울이며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적당한 때가 있다. 특히 시장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지금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최근 20대 국회 개원연설에서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하지 않으면 해당 기업은 물론 우리 산업 전체의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 선제적으로 원칙에 입각한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 당국도 방송산업의 미래를 위해 큰 그림을 그리고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 유료방송이 선제적으로 자율 구조조정에 나선 지금 정부는 물꼬를 트고 막혔던 물이 더 큰 강으로 흘러가게 해야 한다.

이덕선 케이블TV 하나방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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