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권성동 사무총장의 거취를 놓고 20일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전날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유승민 의원 등 탈당파 복당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권 사무총장을 교체하겠다고 밝혔지만 권 사무총장이 반발하자 친박계 의원 30여명이 이날 다시 모여 권 사무총장 사퇴 입장을 고수하면서다. 더구나 권 사무총장 사퇴를 압박하기 위한 의원총회 소집도 요구하며 압박했다. 마침 이날은 민생을 주제로 한 정진석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연설이 있었지만 당 내부에서는 계파 갈등의 여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불거진 것이다.
김태흠 의원 등 친박계 초·재선 의원 30여명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끝낸 직후 성명서를 내고 “권성동 의원은 이번 사태로 무너진 당 기강을 바로잡고 책임지는 차원에서 사무총장과 비대위원직에서 즉각 물러날 것을 요구한다”며 전날의 입장을 고수했다. 친박은 당 혁신비대위에서 유 의원 복당 결정을 주도한 책임자로 권 사무총장을 지목해왔다. 이들은 또 “정진석 원내대표는 빠른 시일 내에 의원총회를 소집해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해 경위를 설명하고 당 화합을 위해 솔선수범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당초 정 원내대표의 사과를 요구했지만 친박들의 집단행동에 당 안팎에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확전보다는 자제를 선택해 한발 물러난 결과라는 것이다. 대신 복당 내홍의 책임을 질 권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도 “(권 사무총장 경질의) 뜻은 어제(19일)와 같다”고 지상욱 대변인을 통해 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비박계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복당 내홍의 여진은 계속됐다.
김영우 비상대책위원은 “혁신비대위가 잘못된 결정을 했다면 비대위 전체가 반성을 하든지 할 문제이지 이것이 어느 특정인의 해임으로 이어지는 것은 적절한 절차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권 사무총장도 “당헌·당규에 당 대표는 추천권한만 있고 (해임권한이 없어 비대위의) 해임 의결이 없는 한 내가 비대위원 겸 사무총장”이라며 사무총장직 수행 의지를 굽히지 않아 계파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혜훈 의원은 “민주적 절차라는 게 있는데 독재 정당이냐”며 독설을 날렸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청년실업과 민생 문제 등을 거론하며 “새누리당부터 통렬한 반성과 혁신을 바탕으로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지만 당내 계파 싸움이 계속되면서 정 원내대표가 강조한 의미가 퇴색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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