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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쇼크] 英 4개월간 무슨 일이

2월 'EU 합의안' 만족, 잔류로 기울던 여론

5월 외국인 노동자 통계에 '탈퇴 지지' 치솟아

콕스 의원 피살로 한때 반전...결국 결별 택해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내걸어 보수당 단독내각 구성에 성공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월 EU 정상들과의 협상에서 합의안을 만드는 데 성공한다. 주된 내용은 △이주민 복지혜택 제한 △법무·내무 관련 사안에서 EU법 선택적 적용 △비유로존 국가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시장 접근 보장이었다. 2월19일 캐머런 총리는 합의안을 “영국이 EU에 잔류하도록 하는 데 충분하다”고 평가한 뒤 “앞으로 열과 성을 다해 선거운동에 임하겠다”고 다짐하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Brexit) 국면투표를 공식 선언했다.

AP통신 및 외신들은 이 합의안에 대해 영국 측 주장이 상당 부분 관철됐다며 사실상 캐머런 총리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여론도 EU 잔류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5월18일 영국 통계청이 영국 내 외국인 노동자 자료를 발표하면서 상황은 반전되기 시작했다. EU 회원국 출신 노동자 수가 2014년 이후 매년 10% 이상 폭발적으로 증가해 215만명에 육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브렉시트 찬성론자들의 공세가 거세졌다. 우파 성향의 데일리메일은 이민자들을 “침체된 유로존 경기를 피해 온 사람들”이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하며 “이 숫자는 영국이 EU를 떠나 국경에 대한 권리를 되찾아와야 한다는 의미”라고 보도했다.

브렉시트 찬성 지지율이 빠르게 올라가면서 반대진영도 본격적인 여론전에 나섰다. 캐머런 총리는 2일 영국 ITV방송에 출연해 EU 잔류를 촉구했으며 14일부터는 제러미 코빈 노동당 당수도 거리 선거운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영국 재무부도 보고서를 펴내 “브렉시트가 현실이 될 경우 2년 뒤 영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현재보다 3%가량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적극적인 캠페인에도 밀리던 EU 잔류 진영이 반전에 성공한 것은 선거를 일주일 앞둔 16일이다. EU 잔류운동을 벌여온 조 콕스 하원의원이 거리에서 피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 범인이 총을 발사할 당시 “영국이 먼저다(Britain first)”라고 외쳤다는 목격자의 증언과 체포된 토머스 메어가 런던 웨스트민스터 형사법원에서 “반역자에게 죽음을, 영국에 자유를”이라고 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영국 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10일 잔류에 역전한 후 내려올 줄 모르던 탈퇴 지지율이 서서히 낮아지기 시작했으며 BBC는 “지난 몇 주간 탈퇴 진영에서 즐겼던 탄력이 멈췄다”고 평가했다.

마지막까지 판세는 안갯속이었다. 선거 전 가장 마지막으로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EU 탈퇴와 잔류 지지율은 45대44(오피니엄), 49대51(유고브)로 비등하게 집계됐다. 선거 당일 영국 언론은 표지에서부터 브렉시트 찬반의사를 밝히며 마지막 여론전을 벌였다. 더 선은 이날을 ‘독립의 날’이라고 표현했으며 데일리미러는 ‘어둠 속으로 뛰어들어가지 말라’고 촉구했다. 결국 4개월여에 걸친 양 진영 간 치열한 공방을 지켜본 영국인들의 최종 선택은 EU와의 결별이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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