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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불확실성 대비하자" 중기들 새로운 경영전략 구상 바빠

보도블록을 제조하는 A업체는 새로 주문할 보도블록 생산설비를 일본산에서 유럽산으로 바꾸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엔화 가치가 올라가고 유로화는 내려가면서 일본산보다 독일산 설비의 가격이 떨어져 굳이 일본산을 쓸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브렉시트 이후 중소기업들이 새로운 경영전략을 짜느라 분주하다. 브렉시트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되면서 엔화가치가 급등하고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자 중소기업들은 벌써부터 일본산 대신 독일산 설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보도블록 업체인 A사 대표는 “일본산의 경우 예전에는 생산 설비 유닛당 30억원 수준이었는데 브렉시트로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35억원 가량으로 가격이 올랐고 반대로 독일산은 36억원에서 33억원으로 낮아졌다”며 “이 기회에 더 고급사양인 독일산 설비를 들여오는 게 낫다고 판단하고 9월에 독일로 출장을 가서 견적을 받아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를 보유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의료기기를 제조하는 B업체는 당분간 수출로 발생하는 달러 자산을 원화로 바꾸지 않고 그대로 가지고 있기로 했다. 국내에서 제조해 달러로 수출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안전자산인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그 만큼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B업체 대표는 “브렉시트의 영향을 정확하게 예상할 수는 없지만 단기적으로는 달러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다만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새로운 설비나 투자는 잠시 보류하고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현지 법인을 통해 유럽으로 농기계 부품 등을 수출하는 C업체는 유로화로 결제했던 수출대금을 달러화 결제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C업체 관계자는 “유럽 시장에서는 보통 유로화 결제를 선호하는 데 유로화 가치가 장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어서 결제 수단을 바꾸는 것을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설비를 생산해 미국과 중국 등에 수출하는 D 업체는 엔화강세로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업체들보다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력이 더 생겨 가격 조정을 고민하고 있다. D업체 대표는 “선두 업체끼리는 기술 수준이 비슷한데 엔화강세로 일본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 그에 맞춰 새로운 가격 전략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에 따른 환율 변동으로 단기적으로 국내 수출업체들에 대체로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리스크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은 “단기적으로 보면 일본 엔화가 강세로 전환되면서 우리 수출기업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해외 시장 자체가 흔들리게 되면 수요가 부족해져 수출이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며 “이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고 환 리스크 상품에 대한 정부 지원을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동훈·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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