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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앤] 낮엔 택배가...밤엔 편의점이... "우리동네 치안에 힘 보태죠"

■'사회안전' 등불 밝히는 물류·유통업계

'민간 패트롤카' CJ대한통운

1만6,000명 근린치안 요원으로

범죄신고·예방-미아찾기 활동

'안심귀가 도우미' 편의점

800여곳 여성지킴이집 참여

112 연계 위험노출 여성에 도움

CJ대한통운 기사가 밝은 표정으로 고객에게 택배를 전달하고 있다./사진제공=CJ대한통운




편의점 CU의 매장 외부에 ‘여성안심지킴이집’ 푯말이 걸려 있다. /사진제공=CU


최근 서울 중구 퇴계로 회현파출소에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치매를 앓고 있는 80세 넘은 노모가 사라졌다는 한 중년 여성의 신고였다. 회현파출소는 자체 인력으로 이 노인을 급히 찾아 나서는 한편 즉시 CJ대한통운으로 실종자 수색 협조요청을 보냈다. 잠시 뒤 서울 중구 지역을 담당하는 CJ대한통운 택배기사 200여 명에게 실종노인의 사진과 성명, 특징 등이 스마트폰 업무용 앱을 통해 공유됐다. 약 1시간 뒤 실종 노인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자택 인근에서 배송을 담당하던 택배 기사가 노인을 발견해 집으로 인계한 것이다.

CJ 대한통운이 배달망과 지역 거점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민간 패트롤카’ 역할을 맡는다. 1만6,000여명의 택배 기사들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일과 중 근린치안 확립에 나선 것이다. 치안 지킴이는 이 뿐만이 아니다. 밤에는 전국 800여 곳의 편의점들이 여성안전지킴이로 활동하며 사회안전망 구축에 힘을 보탠다.

지역을 돌며 민간패트롤카 역할을 수행하는 CJ대한통운 택배 차량./사진제공=CJ대한통운


국내 최대 종합물류기업인 CJ대한통운은 택배업계 중 최초로 경찰 업무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이를 위해 CJ대한통운은 지난달 경찰청과 민관 협업 치안활동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CJ대한통운의 택배차량, 택배기사, 택배앱 등을 활용해 근린치안 확립, 공익신고 체계 구축, 범죄예방 홍보 강화 등에 적극 동참하는 내용이다.

택배 서비스는 지난 해 국민 1인당 연 36회 이용하는 등 친근한 배달서비스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특히 택배기사가 도심 내에서 매일 정해진 구역을 가가호호 방문하기에 지역 지리에 밝고 주민들과의 교류도 상당해 경찰과의 공조가 수월하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서는 주민이 아닌 낯선 남자가 서성이는 것을 목격한 택배기사의 신고로 동네 빈집털이범이 잡힌 적도 있었다. 또 택배 차량이 배송지역을 온종일 운행하며 동네 구석구석을 순회하게 되면 방범 사각지대가 사라지는 등 범죄 예방 효과도 발생한다. 대한통운은 경찰청과의 협약에 따라 차량에 부착된 CCTV를 경찰 업무에 더욱 쉽게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이러한 효과를 높이고 있다. 택배 기사를 사칭한 흉악 범죄가 늘어나는 가운데 택배 기사들 역시 본업인 택배업을 통해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자긍심 속에서 택배 서비스 질 개선에도 적극 나서게 됐다.



지난 6월 경찰청과 CJ대한통운이 민간 협업적 치안활동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사진제공=CJ대한통운


실제 CJ대한통운 택배 기사들은 담당 배송구역 내 치안유지를 위해 방범 시설물 미비 등 치안불안 요소를 경찰에 제안·신고하고 있다. 가정 내 이상 징후나 교통법규위반, 난폭운전 등을 112로 신고하는 체제도 갖췄다. 실종 아동 및 강력사건 용의자의 인상착의를 지역 택배기사 휴대폰에 띄워 사건 해결에도 협조한다. 경찰의 각종 강력범죄 예방프로그램을 국민에게 효과적으로 홍보해 보다 많은 사람이 경찰의 치안서비스를 받는 데도 일익을 담당한다. 특히 무인 배송 시스템인 드론을 활용해 향후 산간 지역의 실종자 수색과 재난 재해 시 안전구호물품 배송에도 나설 계획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 기사들이 범죄 예방 및 신고에 나서는 것은 택배 배달로 고객 편의에 이바지한다는 직업적 본질을 넘어 지역주민과의 소통 강화 및 봉사라는 상생의 의미까지 지닌다”고 말했다.

도심의 낮을 택배 기사들이 책임진다면 밤에는 동네 구석구석 불을 밝히며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들이 안심 귀가를 돕고 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와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C-SPACE 등 5개 회원사는 서울시 및 서울지방경찰청과 협력해 24시간 편의점 673곳을 ‘여성안심지킴이 집’으로 운영중이다. 서울 여성안심지킴이집에는 CU 300여개, GS25 200여개 등 회원사들이 고루 참여한다. 충북지방경찰청과 연계해 CU 50여 지역 점포가 참여하는 반딧불 편의점 등의 안심 프로그램을 더할 경우 전국적으로 800여 개에 가까운 편의점들이 안전 지킴이로 나서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편의점산업협회와 서울 내 안심 편의점 수를 1,000여 개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점주 등을 대상으로 안전보호 프로그램을 홍보, 교육하는 CU 컨설턴트들이 발대식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CU


여성안심지킴이 점포는 112와 핫라인을 갖추고 카운터의 전화기를 내려놓으면 바로 경찰과 연계되는 무다이얼링 시스템이나 비상벨 등을 통해 범죄 예방에 기여하고 있다. 편의점이 24시간 운영되고 CCTV 역시 구축돼 있다는 점에 착안, 늦은 시간 낯선 이가 따라오거나 사는 곳의 위치가 노출될 위험이 있을 경우 활용할 수 있다. 편의점들은 점주나 아르바이트생들이 카운터 외부에 있을 때를 대비해 휴대용 비상벨도 갖추고 있다. 실제 지난달 서울 성동구 왕십리에서는 새벽 2시경 여성 3명이 편의점에 급히 뛰어들어와 경찰이 출동하는 사례가 빚어졌다. 이들을 쫓던 남자 2명은 편의점 밖에서 서성이며 지켜보던 상황이었다. 지난 5월 서울 노원구 상계동 내 한 편의점에서는 한 여성이 급히 들어와 남자친구가 협박과 폭행을 가하려 한다며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점주가 무선비상벨로 112에 신고, 경찰이 출동하며 위기를 모면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상생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이웃과의 나눔을 실천하려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택배· 편의점 업계는 안전 치안 지킴이 역할은 물론 전국 재난 시 구호물자 협조 시스템도 갖추고 있는 등 안전 실천을 위해 적극 노력하는 사례”라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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