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유럽의 기준에서 봤을 때 ‘한국전쟁’은 잊힌 전쟁으로 여겨지고는 합니다. 배우가 되기 전부터 이 지점에 대단한 흥미를 느꼈죠. 영화를 촬영하면서 이 전쟁이 얼마나 역사적으로 중요했는지 새삼 생각하게 됐습니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한국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출연한 할리우드 스타 배우 리엄 니슨은 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니슨은 영화 속 핵심 인물이자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끈 실제 인물인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을 연기했다. 그는 “맥아더 장군은 전설적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으면서 논란도 아주 많은 매력적이고도 복잡한 인물이었다”며 “이런 매력적인 캐릭터를 제안해준 이재한 감독과 정태원 태원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배우는 실제 인물인 맥아더에 가까워지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언급했다. 많은 리서치와 독서를 하고 맥아더 장군을 촬영한 실사 필름과 다큐멘터리를 봤다. 미국 국회 앞에서 맥아더 장군이 한 연설도 들었다. 그는 “실제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은 정확하게 그 인물을 표현하는 것을 넘어 픽션적 요소들을 녹여 재해석해야 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라며 “이를테면 맥아더는 모자를 항상 삐딱하게 쓰고 다녔는데 그것이 수많은 사령관을 화나게 했다고 한다. 이런 디테일 가운데 맥아더의 특별한 성품을 표현해낼 수 있겠다고 여긴 지점들을 추려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맥아더 장군이 되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고 한다. 니슨은 1월 촬영을 위해 한국을 찾았을 당시 맥아더 장군 동상이 있는 인천 자유공원에 들른 일화를 소개하며 “도착한 순간 갑자기 긴장이 됐다”는 기억을 털어놓았다. “아름다운 공원에 세워진 동상을 보니 그 사람이 얼마나 큰 존경을 받는지가 와 닿았습니다. 마치 성자와 같은 대우를 받는 이 사람을 내가 어떻게 연기해야 할까 긴장도 됐지만 공원을 방문한 후 많은 영감과 감동을 받은 것 같습니다.” 그는 이어 “기술적으로 현재 전쟁이 종료되지 않은 시점인 만큼 (영화 내용이 북한을 자극할 수도 있으리라)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며 “연기자로뿐 아니라 시민으로도 우려되는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생애 처음 출연한 한국 영화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했다. 영화 완성도부터 함께 연기한 배우, 함께 일한 스태프에 이르기까지 모든 지점에 극찬에 가까운 찬사를 보냈다. 니슨은 “처음 시작할 때는 너무나도 높은 산을 넘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감독이 영화를 잘 완성해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내가 지금까지 70여 작품에 참여했는데 이만큼 전문적이고도 신속하며 헌신적이고 집중력 높은 스태프들을 만난 것은 충격적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경험”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화는 성공 확률이 5,000대1에 불과한 인천상륙작전(작전명 크로마이트)을 성공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건 숨겨진 영웅들의 이야기를 그린 전쟁 액션 블록버스터다. 니슨이 맥아더 장군 역을, 배우 이정재가 해군 첩보부대 대위 장학수 역을 맡았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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