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내년 상반기 물가 수준이 한은의 중기 목표치인 2%에 도달하더라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쉽게 바꾸지 않겠다고 밝혔다.
14일 이 총재는 물가안정목표제 운영상황 설명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의 상방 리스크가 현재화되더라도 경기 회복세가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통화정책 기조를 조정하는 데 신중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은은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상반기 소비자 물가가 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 하락 효과가 상쇄되는 하반기에 물가가 1.3%로 오른 뒤 내년에는 한은 물가 목표치에 도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은 지난해 말 “3년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 목표를 2%±0.5%에서 관리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이 총재는 6개월 연속 물가 목표치에 미달할 경우 직접 설명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가 6개월 연속 한은의 목표치를 크게 밑돈 0%대를 기록한 원인으로 국제유가 하락을 지목했다. 이 총재는 “유가 하락은 지난 1~6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8%포인트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며 “저물가가 상당 부분 유가 하락이라는 공급 충격에 기인한 바가 큰 만큼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은 책임론’에 대해 “정부 정책도 물가에 영향을 주는데 물가 안정이 한은만의 책임이라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다른 나라는 정부나 중앙은행이 무조건 (물가 목표를) 지켜야 하는 것으로 이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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