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년 전 부정부패·사치풍조를 척결하고자 내린 검약령에 된서리를 맞은 고급술 ‘마오타이주’가 중산층 소비에 힘입어 되살아 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9일 중국 중산층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개인소비가 구조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마오타이를 그 예로 들었다. 중국 국주로 불리는 마오타이는 수수를 주 원료로 하는 중국 구이저우 성의 특산 증류주이다. 향이 강하며 도수가 높아도 숙취가 덜한 고급주로 이름이 나 있다. 500㎖ 한 병에 1,350∼1,500위안(20만원대)이다. 마오타이는 고급관료가 접대 혹은 뇌물 용도로 활용하는 술이었지만 시 주석이 검약령을 내린 2013년 3월 이후 판매실적이 크게 꺾였다.
그러나 최근 개인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증류주를 만드는 바이주 등 관련 업체의 주가는 크게 오르는 추세다. 지난 7일 ‘구이저우 마오타이주’의 주가는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주가는 작년 말보다 50% 올랐다. 이는 실적회복의 결과다. 2014~15년에는 매출성장이 한 자릿수 대에 머물렀지만 올해 1∼3월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 급증했다. 이를 두고 중국 증권일보는 “중국인이 일본에 온수 좌변기를 사러 갈 만큼 부유해졌기 대문”이라고 주가상승 배경을 풀이했다.
한 캔에 10위안 정도에 살 수 있는 맥주의 기세와 비교해 볼 때 마오타이를 포함한 바이주의 빠른 성장은 더욱 도드라진다. 중국주업협회에 의하면 작년 바이주는 생산량이 5% 늘어났지만 맥주는 5% 줄었다. 상하이 주식시장에서의 바이주의 인기는 마오타이주뿐만이 아니다. ‘이빈우량예’나 ‘주구이주’ 같은 바이주 업체의 주가도 상승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산층이 성장하면서 ‘수출주도에서 내수가 견인하는 경제로 구조전환’이라는 중국정부의 목표가 느리기는 하지만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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