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동해남부권 ‘해오름동맹’은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대한민국 경제를 재도약시키는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입니다.”
지난 6월 30일 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울산·포항·경주를 잇는 ‘해오름동맹’이 출범했다. 3개 도시가 연계하면 인구 200만명, 국내총생산의 6.6%를 차지하며 경제규모 95조원의 대도시 도약이 가능하다. 김기현(사진) 울산시장이 해오름동맹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김 시장은 28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해오름동맹은 상대적으로 자립성을 가진 도시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해 상호보완성과 시너지를 확보하는 네트워크 시티(Network city·동맹도시) 형태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트워크 도시’는 기존의 중심도시·위성도시 간 종속적·의존적 관계가 아니라 2개 이상의 독립적인 도시들이 기능적·상호보완적으로 협력하고 교통·통신시설에 의해 집적경제를 달성하는 도시권을 말한다.
산업적 측면에서 포항은 철강 소재, 경주는 부품, 울산은 자동차·선박·화학 등 최종재 생산으로 이어지는 보완적 산업 생태계가 형성돼 있다. 울산의 산악·산업, 경주 역사문화, 포항 해양으로 이어지는 동남권 새 관광 벨트는 관광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 시장은 “해오름동맹 협약을 통해 산업, 도시개발, 문화관광 등 다방면에 걸쳐 협력사업들을 추진하기로 약속했다”며 “올해 상생발전 전략 연구용역을 통해 구체적 사업들을 발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해오름동맹은 관광산업부터 협력을 시작했다. 3개 도시는 최근 울산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에서 경주 감포, 포항 호미곶의 빼어난 해안선을 따라 ‘해오름 관광도로’를 개설하기로 했다. 이들 세 곳을 바닷길로 잇는 ‘해오름 유람선’ 운항도 검토하고 있다. 관광을 시작으로 산업, 도시개발로 이어지는 밑그림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김 시장은 “해오름동맹 도시들이 3D프린팅, 신소재, 원자력 에너지, 로봇, 수소산업 등 산업 간 융합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도시로 성장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더 높은 차원의 협력을 내비쳤다. 그의 구상대로 된다면 단순한 물리적 연계 도시에 머물러 있는 울산과 포항·경주가 해오름동맹을 통해 네덜란드 란트스타트와 같은 ‘네트워크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네덜란드 란트스타트 지역은 암스테르담(금융), 로테르담(국제무역), 헤이그(정치·행정), 유트레히트(도로 및 철도허브) 등이 산업과 기능적인 측면에서 전문화되어 있으며 특화된 도시 기능은 도시의 경계를 넘어 광역 클러스터를 형성하며 지역 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김 시장은 “우리나라의 행정체계가 비효율적이므로 이를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이 그동안 계속 제기돼 왔으나 지역 간 이해관계의 충돌 때문에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해오름동맹은 이러한 효율적 행정체계 개편 추진의 중요한 선도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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